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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눈치보는 野 호남의원들

입력 | 2015-12-15 03:00:00

[안철수 탈당 후폭풍]
“文에 반감… 安 성공도 확신 못해”, 19명 모였지만 탈당 결론 못내
安측선 “모두 함께할 수는 없어”… 탈당해도 安과 합류 불투명해 고심




“문재인 대표만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호남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호남권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주승용, 이춘석 의원 등 19명은 14일 저녁 여의도에서 긴급 회동한 뒤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문 대표가 호남의 민심을 달랠 수 있는 안을 빠른 시일 내에 보여줘야 한다”면서도 탈당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같은 결론엔 호남 의원들의 고민이 담겨 있다. 반(反)문재인 기류가 강한 호남에서 탈당한 안철수 의원의 손을 들어줄 것처럼 보였지만, 막상 안 의원이 ‘독자 생존’할지에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호남(광주, 전남·북)의 새정치연합 의원은 총 27명. 이 중 유성엽 황주홍 의원은 탈당을 예고했고 김성곤 의원은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되는 강기정 우윤근 김윤덕 김성주 의원을 제외한 21명은 잔류와 탈당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호남 의원 대다수는 문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를 인정하고 있다. 최고위원을 사퇴한 주승용 의원은 “수석 최고위원이어서 문 대표 옆에 앉았는데 지역에서 ‘왜 화면에 매번 문 대표와 나란히 나오느냐’는 항의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안철수 신당’의 성공 가능성이다. 한 초선 의원은 “안 의원이 과연 ‘당을 이끌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남아 있다”고 했다. 또 안 의원 측은 “탈당한다고 모두 함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어 섣부른 탈당으로 자칫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선거구 통폐합 대상이 많은 호남의 특성상 “선거구 획정 전까지 당에 남아 내 선거구를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당 관계자는 “호남 의원들은 남는 것도 고민, 나가는 것도 고민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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