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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국회, 국민삶 동떨어진 문제에 매몰”

입력 | 2015-12-15 03:00:00

경제법안 지연 거듭 질타
“구조조정 늦어지면 대량실업 위기… 한바늘로 꿰맬것, 열바늘로도 허사”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국회가 경제활성화 법안과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법안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내부 문제에만 매몰되고 있는 것은 국민과 민생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으로 야당이 법안 처리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현실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테러방지법조차 통과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국회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길게 쓰려면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야 하고, 충실해지려면 뭐든지 제때 해야 한다”며 “한 바늘로 꿰맬 것을 열 바늘 이상으로 꿰매도 안 되는 경우가 있다. 헛고생 안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들을 지금 처리하지 못하면 후회할 것이란 얘기다. 대량 실업을 후회할 수 있는 사례로 들었다.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업종을 사전에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업종 전체적으로 큰 위기에 빠지게 되고 대량 실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량 실업이 발생한 후에 백약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박 대통령은 또 우리 경제를 둘러싼 어려운 상황으로 △추경과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의 연내 종료에 따른 일시적인 내수정체 가능성 △총선으로 인한 기업들의 투자 결정 지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꼽았다.

박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위기’라는 표현과 함께 대량실업 사태까지 경고한 것은 처음이다. 여권이 지금의 상황을 ‘비상사태’로 규정하려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의 협조 없이 노동개혁 5개 법안과 2개의 경제활성화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뿐이다. 하지만 직권상정을 하기 위해서는 ‘천재지변, 전시·사변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이 곧 비상상황’이라는 공감대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은 선거구 획정안과 달리 법안은 직권상정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여당과 정 의장에 대한 압박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야당이 안철수 탈당 후폭풍에 휩쓸린 상태에서 여당이 직권상정 드라이브를 밀어붙이는 것은 무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래저래 여권이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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