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당국은 이틀째 침묵… 일각 “내용-수소폭탄발언 복합적”
中, 공연무산후 접경에 병력증파說… 黨홈피서 北인솔자 접견사진 삭제

中, SNS ‘모란봉’ 검색 제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14일 ‘모란봉 취소’라는 검색어를 입력하자 ‘관련 법률 법규 정책에 따라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뜨고 있다. 웨이보 화면 캡처
공연 취소 이틀이 지났으나 북한과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가운데 많은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린다. 가장 유력한 설로 나오고 있는 김정은의 수소폭탄 보유 발언 때문이라는 설에 대해서도 장롄구이(張璉괴) 중국 중앙당교 교수는 “추측일 뿐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비핵화를 많이 강조하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수소폭탄 발언까지 하면서 엇나가니까 중국에서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여기에 공연 내용과 관람자들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연 준비 과정에서 중국이 북한의 오해를 살 만한 실수를 했고 이것이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려 귀국을 지시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과의 교류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중련부) 쑹타오(宋濤) 부장이 10일 악단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했던 최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부 제1부부장과 악수하는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돌연 삭제해 공연 취소에 대한 중국의 우회적인 불만 표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중국 언론에서는 공연단 단원 중 2명이 탈북을 기도해 베이징 한국영사관으로 들어와 공연이 취소됐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본보가 영사관에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런민일보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는 14일 사설에서 “모란봉악단의 전격적인 철수가 중조 관계에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부정적 영향이 일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환추시보가 중국 관영언론으로는 처음으로 모란봉악단의 공연 취소 사태를 다루기는 했지만 악단이 도착했던 10일 1면에 평양에서 출발할 때의 단체 기념촬영 사진을 싣고 3면에 “조선(북한)의 유명한 양대 예술단이 중국에 와서 공연하는 것은 우호를 전하는 신호”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우경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