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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는 민박? 한국 알리는 민간외교관!

입력 | 2015-12-15 03:00:00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2월 주제 ‘이제는 실천’]<239>외국인 사로잡는 홈스테이




구태균 씨 집에서 최근 홈스테이를 한 미국인 관광객(왼쪽)이 구 씨와 함께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

“엄마, 어제 맛있는 집 알려주셔서 간장게장 먹고 비행기 탔어요. 맛있어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사는 구태균 씨(60·여)의 휴대전화 카카오톡에 한글로 메시지가 떴다. 13일 체크아웃한 일본인 여성이었다. 친절한 구 씨의 나이가 자신의 엄마와 같다며 아예 구 씨를 ‘엄마’라고 부르던 20대 손님이었다.

처음에는 시집간 딸이 쓰던 빈방을 활용하려던 생각이었다. 37년 동안 일본어 통역안내사로 일한 경험도 아까웠다. ‘그동안 내가 열심히 공부한 한국 역사와 문화를 외국인에게 알려줄 순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외국인관광 도시 민박업을 시작했다. 올해 8월 1일 첫 손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0명이 그의 집을 방문했다. 국적도 미국 일본 프랑스 등 다양하다. 한 번 찾은 손님이 2, 3번 또다시 찾는 재방문율이 높다.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한복 세 벌도 걸어두었다. 관광지에서 입고 찍어 보려면 몇만 원씩 체험비가 드는데, 이곳에서는 마음껏 입어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다퉈 “한국 정말 좋다”며 사진을 올린 이유다.

구 씨는 “서울이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고 하면 다들 놀란다”며 “제가 사랑하는 서울을 외국인에게 널리 알리는 ‘민간 외교관’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빈방이 남는 은퇴자와 외국어가 능통한 젊은이들이 도시 민박업을 시작하면서 외국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서울시 각 구청에 등록된 곳만 총 706개다.

13일 체크아웃한 여성에게서 다시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새해를 한국에서 보내고 싶어요. 12월 26일부터 1월 4일까지 잘 부탁드려요.”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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