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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는 그링키 연봉…애리조나, 그 돈 다 어디서 나나

입력 | 2015-12-15 14:46:00


올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최대 이변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애리조나의 잭 그링키(32) 영입이다. 당초 애리조나는 월드시리즈 챔피언에서 자유계약(FA)선수가 된 조니 크웨이토에게 1억2000만 달러를 제시했다가 거절당해 실탄(돈)이 없는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그링키 영입 2파전에 느닷없이 뛰어 들어 6년 2억650만 달러 계약으로 대어를 낚았다. 애리조나는 애틀랜타에서 제2선발격인 셀비 밀러마저 트레이드해 와 2016시즌 지구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메이저리그의 FA 계약은 항상 예상을 뛰어 넘는다. 1998년12월 우완 케빈 브라운이 LA 다저스와 최초로 1억 달러 벽을 허물었다. 2년 후 2000년 12월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텍사스와 2억52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으로 전 미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14년 11월 마이애미는 외야수 존카를로 스탠튼과 13년 3억2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해 연봉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링키의 총 연봉 규모는 메이저리그 역대 13위에 해당된다. 그러나 연봉으로는 3441만6667달러로 최고액이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연봉 3000만 달러 이상 선수는 그링키를 포함해 보스턴 좌완 데이비드 프라이스, 디트로이트 1루수 미겔 카브레라(이상 3100만 달러),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3071만4285달러), 워싱턴 우완 맥스 셔저(3000만 달러)등 5명이다. 이 가운데 4명이 투수다.

그링키의 계약이 이변으로 꼽힌 이유는 애리조나 구단 때문이다. 피닉스를 중심으로 프랜차이즈가 있는 애리조나는 스포츠 마켓이 크지 않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애리조나의 구단가치는 8억40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24위에 랭크돼 있다. 마켓이 작다는 게 구단가치로 입증된다. 2015년 팀 연봉도 7660만 달러로 하위급이었다. 다저스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그랬던 애리조나가 갑자기 돈 보따리를 풀었다. 과연 그링키에 투자한 돈은 어디서 나올까. 바로 로컬 방송 중계권료다.

애리조나의 전 경기는 ‘애리조나 폭스스포츠’에서 중계한다. 올 2월 애리조나는 로컬 폭스스포츠와 20년 15억 달러의 중계권료를 체결했다. 제2의 미디어시장을 갖고 있는 LA 다저스(25년 80억 달러)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만 스포츠마켓을 감안하면 대박 계약이다. 방송 중계권료라는 실탄이 있었기에 그링키의 영입이 가능했던 것이다. 중계권료와 스타플레이어 FA 영입은 상호보완적이다. 우수한 선수가 있어야 방송시청율과 광고료가 올라간다. 구단은 경쟁력을 갖추면 방송사끼리 경쟁을 붙여 중계권료를 올린다. 메이저리그 전체 중계권은 사무국이 총괄해서 똑같이 분배하고 로컬 중계권은 구단 몫이다. 일정액은 사무국이 기금으로 떼 간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moonsy102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