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 잃게돼 원점 재검토를”… 성산읍 주민 297명 반대서명 제출 분할 개발 등 부동산시장도 꿈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의 제2공항 예정지. 공항 건설 계획 발표 후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이 일대 주민들은 공항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공항 예정지 발표 후폭풍 거세
성산읍 난산리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으로 집과 삶의 터전을 잃고 고향을 떠나게 될 주민들의 아픔을 뒤로한 채 대화와 협의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며 “제2공항 건설 확정을 즉각 철회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97명의 반대 서명을 제주도에 제출했다. 앞서 온평리와 수산1리, 신산리 주민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고 일부 지역은 촛불문화제를 열기도 했다.
○ 착공까지 난제 많아
제2공항 예정지를 둘러싸고 부동산 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난산리 임야 680.9m²에 대한 공매에서 감정가 1021만 원보다 4.9배가 높은 5100만 원에 낙찰됐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부동산을 분할해서 개발하는 건축행위 신청도 늘고 있다. 성산읍 토지는 전체 11개리 1억761만 m²로 제주도 이외 지역의 주소를 갖고 있는 외지인이 37.4%인 4023만8000m²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연간 250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제2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2025년까지 4조1000억 원(추정)을 투입한다. 현재 제주국제공항은 2018년 포화 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항 혼잡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2공항 완공 시기를 2023년으로 앞당기는 절충작업이 진행 중이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공항 기본계획 수립 비용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 주도록 요청했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제주도는 우선 예비타당성 조사를 6개월 이내에 마쳐 제2공항 건설이 국가사업으로 확정되길 바라고 있다. 국가사업으로 확정되면 공항 개발 예정 지역, 규모 및 배치, 재원 조달 방안, 환경관리 계획 등 기본계획이 수립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