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후 김경희와 장성택은 은하수관현악단의 간판 성악가인 이설주를 김정은의 배필로 천거했다. 여자 문제가 권력승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 모란봉악단은 2012년 김정은의 지시로 창단됐지만 부인 이설주가 악단 멤버의 선발에 깊이 개입했다고 한다. 현송월은 보천보전자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의 성악가수로 이름을 떨쳤다. 이설주가 남편과 옛사랑인 현송월의 염문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때 현송월의 처형설이 나돌았던 것도 두 여인의 암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공연 내용이 김정은 숭배 일색이어서 중국이 참석 인사의 격을 낮췄다”고 공연 취소 이유를 추정했다. 대북 라디오 매체인 자유북한방송도 중국이 김정은 찬양 일색인 공연곡 교체를 요구하자 현송월이 “우리의 공연은 원수님(김정은)께서 직접 보아주신 작품이기 때문에 점 하나, 토 하나 뺄 수 없다”고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현송월이 평양에 보고한 뒤 공연 시작 불과 몇 시간 전에 철수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영훈 수석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