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도시 부산] 김현목 인피플디자인 대표 인터뷰
이런 가운데 최근 부산의 디자인 회사 ㈜인피플디자인이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인피플디자인은 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에 문을 열었다. 이 회사 김현목 대표(46)는 지역 디자인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부산에 디자인 회사를 열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그동안 어떤 프로젝트를 맡았나.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KT서초사옥 CGV 맥킨지코리아 삼성SDI BNP 파리바증권 삼성증권 노보텔 대구시티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여러 회사의 사무공간 및 사옥 등을 시공·디자인했다. 국내 최고 회사에서 배운 전문 운영 시스템과 축적된 노하우로 부산의 모든 기업에 디자인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또 부산의 랜드마크로 불릴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쏟아낼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
―부산이 디자인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원인은….
“무엇보다 산업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 기업 중 매출액 100대 기업에 속하는 곳은 한국남부발전뿐이다, 매출액 1000대 기업도 48곳밖에 없다. 회사는 당연히 일거리가 많은 곳으로 몰린다. 인재 역시 마찬가지다. 경성대 부경대 등은 매년 실내디자인 분야의 인재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은 고향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회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디자인 회사로 포장된 일부 악덕 컨설팅 회사가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청년들의 열정을 착취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디자인에 재능있는 청년들이 부산을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 결과 서울의 대형 회사들이 부산 소재 기업이나 공공부문의 일거리를 거의 독식하고 있다. 부산을 이해하고 부산에 애착을 가진 인재들이 일해야 지역 디자인 산업이 제대로 클 수 있다.”
―디자인이 기업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기업의 정체성을 한눈에 드러내는 건물과 실용성을 겸비한 오피스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 철학을 드러내고 효율성을 높여주는 디자인이 기업의 미래 가치를 결정짓는다. 특히 애플의 성공 사례에서 자주 회자되는 것이 바로 ‘디자인 경영’이다. 로고 등을 기업 이미지를 잘 드러내도록 제작하거나 오피스를 설계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옥 전체를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 전부가 디자인의 영역이다. 기업에 꼭 맞게 디자인한 건물과 사무 공간은 기업의 체질과 문화를 바꾸는 힘이 있다.”
―도시 발전을 위해 디자인은 왜 중요한가.
도시가 가진 여러 문제를 인간 중심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바로 ‘디자인적 사고’다. 디자인은 새로운 생각이자, 새로운 문제 해결 도구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절실하다. 지역 디자인 산업의 첫 단추는 디자인 기업이 지역에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