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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저 요즘 외롭습니다, 대구에서 좀…” 뼈있는 농담

입력 | 2015-12-16 18:29:00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심판론으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던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16일 “저 요즘 좀 외롭습니다”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최측근이자 서울 마포을에 20대 총선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채관 전 자유선진당 홍보위원장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다.

유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이 후보가 국회에 들어와 저하고 같이 힘을 합쳐서 좋은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이 전 총재가 2000년 여의도연구소장으로 발탁해 정계에 입문했다.

유 의원은 “제가 요즘 대구에서 좀 고생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친박(친박근혜)계가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을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는 상항을 빗댄 것. 그는 이어 “저에 비하면 이채관 후보도 정말 고생 많이 했다”며 “고생해 본 사람이 진짜 어려운 사정을 알아서 좋은 정치를 할 것이라 확신을 갖고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창의 그림자’로 불리는 이 전 위원장은 이 전 총재를 1997년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20년 가까이 보좌했다. 이 전 총재는 2009년 이 전 위원장이 경북 경주에서 4·29 재선거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지원유세에 나서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라며 각별함을 강조했다.

이날 축사에서 이 전 총재는 “항상 제 곁에 있었고 제가 어려울 때 밑에서 받쳐줬는데 정작 저는 이 후보가 생활전선에까지 나서야 할 만큼 어려울 때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말로 미안함을 표했다. 그는 “정직한 정치인, 정의를 추구하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는 당부도 했다.

한편 이날 개소식에는 이 전 총재의 측근들도 대거 한자리에 모였다. 신경식 헌정회장은 2002년 대선 기획단장이었던 핵심측근이다. 지상욱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은 1997년 대선 패배 후부터 이 전 총재를 보좌했다.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이 전 총재의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던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도 참석했다. 2002년 대통령 후보 정책특보, 비서실 부실장을 각각 지낸 나경원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동영상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정치적 활동을 거의 삼가고 있는 이 전 총재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9월 서울대학교 특강 이후 처음이다. 이 전 총재는 행사 후 “공식적인 자리에 오랜만에 나오신 것 같다”는 기자들의 말에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고 했다.

홍정수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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