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부조화는 절대적 윤리 기준을 지키려는 내적 자아와 비윤리적 행위(거짓말, 뇌물, 사기, 횡령, 차별, 폭력 등)로부터 얻게 되는 이익이나 만족감이 충돌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윤리부조화는 크게 기대 윤리부조화와 경험적 윤리부조화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기대 윤리부조화는 비윤리적 행위를 행하기 ‘전’에 일어나는 내적 갈등이다. 즉, 비윤리적 행위를 할 경우 얻게 될 이득을 저울질해보는 자신과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비윤리적 행위를 거부하려는 또 다른 자신 간의 갈등이다. 반면 경험적 윤리부조화는 비윤리적 행위를 실제로 행한 ‘뒤’에 일어나는 윤리부조화다. 쉽게 말해, 기대 윤리부조화 상태에서 겪는 심리적 갈등의 결과 비윤리적 행위가 가져다주는 이익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실제 비윤리적 행위를 한 후, 이에 대해 죄책감과 후회를 느끼는 상태다.
기대 윤리부조화든, 경험적 윤리부조화든 일단 윤리부조화의 상태에 접어들면 갈등과 고뇌가 시작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자기 방어적 정당화가 진행된다. 정당화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가장 원초적인 정당화 방법은 자신에 대한 신체적 처벌이다. 금식이나 금욕을 한다든지, 침례나 고해 같은 죄를 씻는 상징적 행위를 하기도 하고 항균제가 포함된 티슈로 손을 닦는 행위로도 죄책감이 경감된다는 연구도 있다. 공격적인 방어기제도 있다. 자신의 비윤리적 행위를 숨기기 위해 다른 이들의 비행을 들추고 비난하는 경우다. 바람직하지도 않고 장려할 일도 아니지만, 권력과 지위를 통해 비윤리적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현상도 있다. 사람들은 권력을 가지거나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게 되면 높은 윤리성(도덕성)도 함께 쟁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윤리부조화는 피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윤리적으로 살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적 바람이 있다. 비윤리적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안간힘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비윤리적 행위를 그만큼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윤리부조화 안에는 부끄러운 민낯도 있지만 윤리적 사회에 대한 희망도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