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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혼자선 꼼짝 못하는데 밤에만 도움 받으라니…

입력 | 2015-12-17 03:00:00

서울시 24시간 돌봄서비스 중단
“1인 年 9000만원 들어 재정 부담”… 복지부 축소권고에 야간 순회로 바꿔
장애인단체 “안전사고 위험 커져”




서울시가 중증장애인을 위한 ‘24시간 돌봄 서비스’ 확대 계획을 철회하고 단계적으로 서비스 자체를 중단키로 했다. 그 대신 야간에 활동보조인 1명이 중증장애인 2, 3명을 차례로 돌보는 ‘야간 순회방문 서비스’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그러나 장애인단체들은 중증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조치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혼자 힘으로 거동이 불가능한 장애인)은 570명이다. 서울시는 이 중 100명을 선정해 올해 초부터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했다. 내년에는 서비스 대상을 200명으로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협의 과정에서 보건복지부는 24시간 돌봄 서비스로 인한 재정 부담이 크다며 새로운 복지정책 수립을 권고했다. 서울시도 이를 받아들여 서비스 확대 대신 야간 순회방문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마련했다.

현재 시행 중인 24시간 돌봄 서비스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절반씩 비용을 부담해 13시간(주간)을 지원하고 나머지 시간(야간)은 온전히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한다. 하지만 1인당 지원 예산이 연간 9000만 원에 이르면서 정부와 지자체 모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새로 시행되는 야간 순회방문 서비스는 활동보조인이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2, 3시간마다 여러 장애인을 순회방문하며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가스 밸브와 전열기구 등을 점검하고 피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중증장애인의 자세를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 재정 부담은 곧 국가 재정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24시간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더 많은 장애인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복지부의 결정에 동의하면서도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데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당장 장애인단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 송파구에서 한 중증장애인이 활동보조인이 집을 비운 사이 인공호흡기가 빠지는 사고로 목숨을 잃는 등 비슷한 사고가 이어지면서 장애인단체들은 정부와 지자체에 24시간 서비스 확대를 요구해 왔다. 김영근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기획정책국장은 “거동이 아예 불가능한 중증장애인을 야간에 활동보조인 없이 방치하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응급안전시스템 등을 통해 필요할 때 언제라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