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나이 변화 반영한 ‘3D 몽타주 장비’ 지방경찰청 3곳에 보급
경찰청은 사람의 얼굴을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3차원(3D) 몽타주 시스템 장비를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와 서울·부산·경기지방경찰청에 보급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수사 과정에서 사용 중인 몽타주 시스템은 1999년 도입됐다. 이 시스템은 사람의 얼굴 정면만 그려낼 수 있다. 또 피해자가 눈과 코, 입의 모양 등을 묘사하면 수사관이 조합하는 방식이라 전체 얼굴이 어색하게 보이는 단점이 있었다.
새로 도입된 3D 몽타주 시스템은 피해자가 자신의 기억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지 않고 단계별로 직접 형태를 골라 얼굴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한국인 4000여 명을 분석해 얻은 5가지 얼굴 형태 중 하나를 고르는 것에서 시작해 여러 가지 예시를 보면서 범인 얼굴에 가장 가까운 몽타주를 선택하는 것이다.
시스템을 개발한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인 표본 얼굴을 보면서 몽타주를 작성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목격자의 흐릿한 기억까지 되살릴 수 있다”며 “빛과 조명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얼굴 모습도 구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기 미제 사건과 실종 아동 수사에 3D 몽타주 시스템을 활용할 계획이다. 노화에 따라 눈이 처지고 주름이 생기고 피부색이 바뀌는 변화 과정을 시스템에 적용해 나이별로 바뀌는 모습을 몽타주에 담아낼 예정이다. 용의자의 현재 얼굴이나 실종 아동이 성장해 어른이 된 모습도 예측해 그려낼 수 있다.
정용선 경찰청 수사국장은 “어두운 밤이나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서 벌어진 사건은 피해자나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작성한 몽타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3D 시스템 도입으로 더 많은 정보를 몽타주에 담을 수 있어 범죄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