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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레슨 백화점’… 통합형 스포츠클럽 뜬다

입력 | 2015-12-17 03:00:00

정부 - 생활체육회가 지원, 육성… 전국 30곳 들어서




종합형 스포츠클럽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스포츠종합선물세트’다. [1]한 클럽에서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이 수영 강습을 받기 전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2]‘스피닝’(신나는 음악에 맞춰 댄스를 하며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땀을 흘리고 있는 여성 회원들. [3]여자 어린이들이 전문가의 지도로 발레를 배우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 제공

스포츠는 ‘100세 시대’ 국민의 기본권이다. 스포츠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아도 직접 하는 국민은 선진국에 비해 적다. 2015년 현재 청소년의 33.7%만 생활체육에 참여하고 있고, 60대 이상은 17.2%에 그친다. 운동을 하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스포츠 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문성은 떨어진다. 단순 동호회라면 몰라도 스포츠를 직업으로 삼으려는 학생들이 찾을 곳은 아니다.

프로 선수를 꿈꾸는 손자부터 건강을 챙기려는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의 지역 주민이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스포츠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가 전국에 걸쳐 지원·육성하고 있는 ‘종합형 스포츠클럽’이다.

국내에 종합형 스포츠클럽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13년이다. 9곳이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지난해 9곳, 올해 12곳이 문을 열어 총 30개가 있다(표 참조). 앞으로 226개 시군구에 최소한 한 곳을 설치하는 게 목표다.

아직은 생소한 종합형 스포츠클럽은 선진국을 벤치마킹했다. ‘스포츠클럽 천국’ 독일은 국민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 10만여 개의 스포츠클럽에서 운동을 한다. 독일 스포츠를 얘기하려면 ‘골든 플랜’을 빼놓을 수 없다. 1961년부터 1975년까지 실행된 골든 플랜 기간에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스포츠 시설을 복구하고 신축했다. 자연스럽게 스포츠클럽이 늘어났다. 병원보다 쉽게 클럽을 접할 수 있다 보니 약 대신 운동 처방을 내리는 의사도 많다. 처방전을 들고 체육관에 가면 강습비를 보험으로 해결하는 식이다. 독일만큼은 아니지만 이웃 나라 일본도 약 2000만 명이 3500개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종합형 스포츠클럽은 종목의 다양화를 추구한다. 2013, 2014년에 문을 연 18개 클럽(올해 개소한 곳은 제외)이 운영하고 있는 종목은 총 33개에 달한다. ‘국민 스포츠’ 배드민턴을 할 수 있는 클럽이 15개로 가장 많고, 축구·탁구가 각 13개, 댄스·에어로빅이 각 12개, 야구·요가가 9개씩이다. 클럽 평균 7개 종목 이상을 운영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온 가족이 함께 클럽을 찾아 각자가 선호하는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종합형 스포츠클럽은 체육인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국체회에 따르면 클럽 평균 19명의 지도자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 중 8명이 프로 스포츠를 포함한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스포츠클럽을 개장하려면 시설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국체회가 3년 동안 6억(중소도시형)∼9억 원(대도시형)을 지원하는 이유다. 돈을 받는다고 운영을 대충 할 수는 없다. 매년 평가를 통해 운영이 부실한 클럽은 지원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3년이 지나면 재정 지원은 없지만 내실을 다진 클럽은 늘어난 회원들의 회비만으로도 충분히 자립할 수 있다. 18개 클럽 평균 회원 수는 820명이다. 가장 적은 곳은 아직 200명이 안 되지만 3000명이 넘는 클럽도 있다.

제주 서귀포시스포츠클럽은 올해 상·하반기 종합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출범 당시 100여 명이었던 이곳의 회원은 현재 700명이 넘는다. 시의 인구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다. 이곳은 전국에서 유일한 승마를 비롯해 축구(유소년), 테니스, 요가, 농구, 파워댄스, 건강체조 등의 종목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는 서귀포시 생활체육문화센터를 위탁 관리하면서 최상의 헬스클럽 시설도 갖췄다. 하루 1000원, 한 달 2만 원이면 헬스클럽을 이용할 수 있다. 승마를 제외한 종목의 수강료는 평균 5만 원 정도다. 정규직 5명을 포함해 13명의 전문 지도자가 회원들을 가르친다. 운영을 전담하는 직원도 3명이 있다.

이 클럽 김희섭 매니저는 “국제 규격의 테니스 코트를 사용하게 해 주는 등 시가 여러모로 도와준 덕분에 짧은 시일에 자리를 잡았다.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클럽이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도 하기 때문에 회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