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면 더 주는 수당… 약일까, 독일까 프로야구 축구 농구 배구… 요지경 승리 수당의 세계
《 프로 구단에서 선수에게 연봉을 주는 이유는 ‘최선을 다해 뛰어 승리를 가져다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연봉만 받고 뛰는 건 아니다. ‘승리 수당’이라는 이름의 보너스가 관행처럼 오가는 곳이 스포츠계다. 그런데 프로야구가 그 관행을 끊기로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내년부터 승리 수당을 주는 팀에 거액의 벌금을 물리기로했다.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한국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배구 야구 축구)의 승리 수당 시스템을 들여다봤다. 》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올해 초 소속 프로배구단 선수들에게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했다. 조 사장은 1500만 원을 기준으로 연승을 하면 수당이 계속 늘어나는 승리 수당 지급을 약속했다. 1승을 하면 1500만 원을, 2연승을 거두면 4500만 원을 받아 가는 방식이었다.
프로배구 남자부 팀은 보통 한 시즌 승리 수당 예산으로 2억∼3억 원을 책정한다. 팀 간 전력 차가 두드러지는 리그 구조상 삼성화재 등 상위권 단골 팀과 맞대결을 할 때는 승리 수당이 두 배로 올라간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승리 수당에 대한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승리 수당 제도를 없앴다. 그 대신 최태웅 감독이 재량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오히려 부진한 선수에게 격려금을 줄 수도 있는 방식”이라며 “첫 시행이라 예산 한도를 따로 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여자부는 승리 수당 대신 기록에 따라 보너스를 주는 일이 많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라운드마다 세트당 범실이 4.5개 이하일 때는 선수단에 보너스 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시즌 최다 범실 팀의 불명예를 얻고 난 뒤 내놓은 유인책이다. 1, 2라운드 때는 선수들이 모두 이 돈을 받아 갔다. 범실 역시 최소 2위로 바뀌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