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남은 제품 기부 김생수씨… 매년 ‘빵데이’ 열어 매출전액 기탁도
서울 마포구에서 ‘키다리 아저씨’ 빵집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기부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생수 씨가 15일 오후 빵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5일 오후 빵집에서 만난 사장 김생수 씨(39)는 취재를 쑥스러워했다. 2013년 5월 빵집을 연 김 씨는 매일 남는 빵과 손님이 구매한 금액의 3%를 모아 지역의 비영리 민간단체 ‘마포희망나눔’에 기부하고 있다. 1년에 한 번씩 갖는 ‘빵데이’엔 그날 매상을 모두 기부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연간 2300만 원 내외. 김 씨는 “큰 금액도 아니고 별것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꾸준히 지역사회에 기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조금씩 입을 열었다. 김 씨는 가게를 열면서 점포 보증금과 권리금, 물품 구매비, 인테리어비 등으로 2억 원가량의 빚을 졌다고 했다. 빵집이 자리를 잡으며 조금씩 갚았지만 아직 1억 원 넘는 빚이 있다. 그는 “빚을 다 못 갚은 처지지만 우리 동네를 향한 고마움은 어떤 식으로든 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빵 기술을 배워 여러 곳의 빵집에서 일하다 마침내 갖게 된 자신의 가게였지만 막상 개업을 앞두니 설렘보다 ‘손님이 내 빵을 사 먹을까’ 하는 걱정이 더 컸다고 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서상희 채널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