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00% 인상’ 넥센 김하성 “책임감 많이 느낀다”

넥센 김하성(20)은 17일 올해보다 300%가 인상된 1억 6000만 원에 내년 시즌 연봉 계약을 마쳤다. 넥센 구단 창단 이해 최대 인상율이다.

이날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만난 김하성은 “올 시즌 선배들만 믿고 따라 간 게 컸는데 저한테 이런 연봉을 주다니 사인하면서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2년 전만 해도 김하성은 신인 드래프트의 지명을 걱정해야만 하는 처지였다. “불안했죠. (스카우트들이) 나를 까먹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3라운드로 뽑혔는데 이장석 대표님이 저한테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2000만 원을 더 주셨어요. 저를 인정해주신 거니까 고마웠죠.” 이번 대폭 연봉인상 역시 그의 가치를 높게 산 이 대표의 결정이었다.

올 시즌 처음 주전으로 활약하며 유격수 중 최다 수비이닝(1209와 3분의1)을 소화한 김하성은 ‘너무 힘들어서 못 나가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지루한 연습보다는 경기가 재밌었어요.” 만루상황에서 한 번쯤은 피하고 싶은 순간이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무조건 지거든요. ‘쳐야지’ 하고 들어갔어요. 저 만루에 잘 치지 않았어요?”라고 되물었다. 실제 올 시즌 만루 때 그의 타율은 0.360으로 높았다.

하지만 아쉬움도 컸다. 타율이 3할에 1푼 모자랐고 홈런 하나가 부족해 20-20을 눈앞에서 놓쳤다. “마지막 4경기 남기고 2할 9푼 8리까지 갔는데 그때 타격감이 좋아 홈런 욕심을 내다보니 오히려 10타수 무안타를 쳤죠. 공부 많이 했어요. 아쉬운 게 있으니까 다음 시즌 더 잘하겠죠?”
매년 ‘살찌우기’에 여념이 없는 김하성은 올 겨울에도 ‘닭과의 전쟁’ 중이다.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키우기 위해 매일 닭 가슴살과 고구마, 샐러드만 먹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고행’을 반복하고 있다. “신인 때 68kg이였는데 지금 83kg이예요. 성장판이 늦게 열려서 이제 179.8cm이 됐는데 아직 골격도 더 커야 해요. 코치님이 강정호 선배님도 한 스물넷쯤에야 ‘완전 어른’이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제 억대 연봉을 받으니 기부도 더 많이 하겠다고 묻자 김하성은 “제가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아프리카 아이인데 편지도 주고받아요. 꿈이 화가라고 하더라고요. 운동선수를 하고 싶은 아이로 해달라고 했는데…(웃음). 이제 더 많이 키워야죠.”

야구도 잘하고 마음이 따뜻한 김하성의 2016년이 기대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