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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이색 전시회로 뜨는 경북 영천 ‘시안미술관’

입력 | 2015-12-18 03:00:00

면사무소서 6km 떨어진 오지에 2004년 폐교 리모델링해 개관
특색있는 전시-미술교육 선보여… 관람객 하루 100여명 찾아 인기




17일 경북 영천시 시안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시안미술관 제공

“사회 현상을 다루는 미술작품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방마다 특색 있는 작품이 돋보였습니다. 감상 잘하고 갑니다.”

경북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에 자리한 시안미술관 방명록에 적힌 소감이다. 이달 31일까지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5명의 성과를 소개하는 작품전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화산면사무소에서 6km가량 떨어진 외진 곳이지만 하루 평균 100여 명이 찾는다.

전시 주제인 ‘뉴턴의 배’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에서 따왔다. 달콤한 과일인 배와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배, 욕망의 배를 뜻하며 혼란스러운 시대를 표현한다. 전시는 5개의 방으로 꾸며졌다. 박재범 큐레이터는 “사회 문제를 다양한 그림과 영상, 설치작품으로 보여준다”며 “작가의 의도를 먼저 이해하고 감상하면 좋다”고 말했다.

시안미술관은 2012년부터 신진 작가를 양성하기 위해 창작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북도가 후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경북도는 매년 문학과 시각예술, 음악, 무용 등 4개 분야 21명의 신진 작가에게 창작활동비 7500여만 원을 지원한다. 김현민 시안미술관 실장은 “작가에게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주민 예술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돕는다. 참여 작가의 수준이 높아져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창작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매년 공모로 공연 단체와 문화예술 기획, 창작 스튜디오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 23개 단체에 11억여 원을 투자했다. 경북도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지역 공연예술 활성화와 저소득층 문화 복지에도 유익해 지원 분야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안미술관은 작가의 꿈을 꾸는 어린이를 위한 행사도 열고 있다. 내년 1월 24일까지 매주 일요일 초등생을 대상으로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마련한다.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인 이달 30일과 다음 달 27일에도 같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주변 환경 속 소리를 찾는 체험이다. 폐교를 개조한 시안미술관에서 옛 학교의 흔적과 현재 모습으로 바뀐 공간 요소를 찾으며 재생의 의미를 이해하는 시간도 갖는다. 신청 방법 등은 홈페이지(www.cyanmuseum.org)를 참조하면 된다.

시안미술관은 2004년 문을 열었다. 변숙희 관장이 2001년 당시 초등학교(가상분교)를 매입해 리모델링했다. 미술관 이름은 푸르다는 뜻의 영어 ‘시안(cyan)’과 아름다움을 편안하게 본다는 뜻의 한자(視安)를 담아 지었다. 연중 특색 있는 전시회와 미술교육 등을 선보여 관람객이 늘고 있다. 개관 후 최근까지 40만 명가량 찾았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