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문화계 되감아 보기] <3> 방송·가요계 뉴 트렌드

올 한 해 방송계는 쿡방, 1인 방송 등이 인기였다. 요리연구가에서 예능 대세로 떠오른 백종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색종이 아저씨’ 김영만, 노래 잘하는 의외의 연예인을 발굴해 화제를 모은 MBC 음악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위쪽 사진부터). 동아일보DB
○ 비(非)지상파 약진
지상파 드라마는 부진했다. 평일 지상파 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20%를 넘긴 건 SBS ‘용팔이’가 유일했다. ‘빛나거나 미치거나’ ‘화정’ ‘밤을 걷는 선비’ 등 MBC가 선보인 사극은 줄줄이 실패했다. KBS 월화극은 ‘후아유’ ‘너를 기억해’ ‘별난 며느리’ ‘발칙하게 고고’ 모두 시청률 8%를 넘기지 못했다. 반면, 케이블·위성채널인 tvN은 ‘응답하라 1988’ ‘두 번째 스무살’ ‘오 나의 귀신님’ 등 드라마와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등 예능이 큰 성공을 거뒀다. 시사보도에서는 종합편성채널이 지상파를 위협했다. 오후 2∼4시는 ‘종편 타임’이라고 부를 정도로 종편 시청률이 지상파보다 높은 경우가 많았다. 채널A와 MBN은 하루 평균 시청률 2%를 눈앞에 두고 있다.
○ 쿡방 열풍
하루가 멀다 하고 쿡방이 생겨났다. ‘백주부’ 백종원 요리연구가를 비롯해 최현석 이연복 셰프 등이 연예인 못지않은 대접을 받으며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특히 백종원은 ‘집밥 백선생’ ‘마이리틀텔레비전’ 등에서 따라 하기 쉬운 요리법을 선보이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반면 엇비슷한 쿡방 프로의 난립과 셰프들의 중복 출연으로 시청자의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1인 방송을 도입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은 백종원, 색종이 아저씨 김영만, 마술사 이은결 등이 인기를 끌며 새로운 예능 형식으로 주목받았다. 또 1인 방송 창작자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기획, 스튜디오, 홍보 등을 제공하는 매니지먼트업인 MCN(멀티채널네트워크)도 등장했다. 한편 인터넷에서만 볼 수 있는 ‘웹 예능’도 선보였다. CJ E&M 나영석 PD가 강호동 이수근 등과 만들어 네이버 TV캐스트에서만 방영한 ‘신서유기’는 누적 재생 5000만 건을 돌파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 주류가 된 힙합
가요계에서는 힙합이 주류 장르로 확실히 입지를 굳혔다. 래퍼 경쟁 프로그램 엠넷 ‘쇼미더머니 4’와 ‘언프리티 랩스타’가 힙합 열풍을 견인했다. ‘쇼미더머니’에서 발표된 ‘겁’ ‘오빠차’ 등은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올랐고 ‘언프리티 랩스타’는 이례적으로 연내에 두 시즌(1∼3월, 9∼11월)이 제작됐다. 힙합 대중화로 래퍼들이 주로 쓰는 스냅백(챙이 평평한 모자)은 핵심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도 올해 처음으로 외부 래퍼나 힙합 제작사와 협업에 나섰다.
○ 예능 없인 못 살아, 가요
염희진 salthj@donga.com·임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