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사진=동아 DB
탄저균, 美의 거짓말? 15차례 실험… 폐스트균 샘플도 반입
주한미군이 탄저균 실험을 15차례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지난 7월 11일 구성된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한·미 합동실무단(이하 실무단)’ 운영 결과를 17일 주한미군 용산기지에서 발표했다.
실무단은 “북한의 생물학 무기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실험과 훈련”이라고 주한미군이 탄저균을 들여온 목적을 설명했다. 하지만 15차례 반입된 탄저균 샘플의 양과 반입 시점은 군사기밀이라며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메릴랜드주 에지우드화생연구소에서 발송한 탄저균 샘플(1ml)이 지난 4월29일 오산기지에 반입돼 실험된 것까지 합하면 한국에서 이뤄진 탄저균 실험은 총 16차례다.
또한 이번 합동실무단의 조사 결과, 에지우드화생연구소가 지난 4월 사균화된 탄저균 샘플을 오산기지로 발송할 때 페스트균 샘플(1㎖)을 함께 발송한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페스트균 샘플 반입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합동실무단의 한국 측 단장인 장경수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 소장)은 이에 대해 “반입할 때 포장 용기 내에 사균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임을 증명할 수 있는 첨부 서류가 동봉됐다”며 “주한미군에 들어오는 것은 검사를 생략하고 통과됐다”고 밝혔다.
장 단장은 “주한미군의 생물학 탐지·식별·분석체계인 주피터(JUPITR) 프로그램의 목적과 반입 때 첨부한 서류, 관련 인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주한미군은 활성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을 반입할 의도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샘플 반입을 우리 정부에 통보하지 않았지만,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규정 위반도 없다는 뜻이다.
장 단장은 지난 5월 20일과 26일 오산기지 실험으로 탄저균 샘플에 노출된 미 육군 10명, 공군 5명, 군무원 7명 등 미국인 22명에 대해 60일간 증상 모니터링을 한 결과 어떤 감염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주한미군은 샘플의 반입, 취급 및 처리 과정에서 관련 규정과 절차를 준수했고 안전하게 제독 및 폐기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주한미군이 반입하는 검사용 샘플에 대한 양국간 통보 및 관리 절차 정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일방의 요청이 있을 시 빠른 시일 내 공동평가를 실시한다는 내용과 함께 관세청이 물품검사를 원할 경우 주한미군 관세조사국과 협조해 합동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권고안은 이날 서울 용산 연합사에서 열린 SOFA 합동위원회에 제출됐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각종 물품 반입 시 통보 규정이 없는 SOFA 자체를 개정한 것은 아니지만, SOFA의 부속문서 형태로 SOFA에 준하는 효력을 갖게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탄저병을 일으키는 탄저균은 바실러스 안트라시스(Bacillus anthracis)라는 공식 명칭을 갖고 있으며 대표적인 생물학 무기로 알려져 있다.
탄저균은 길이 4-8㎛, 너비 1-1.5㎛정도 이며, 주변 환경조건에 따라 건조상태로도 10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저균의 독소는 혈액 내의 면역세포에 손상을 입혀 쇼크를 유발하며, 심하면 급성 사망을 유발시킨다. 또한 탄저병에 감염 발병 후 하루 안에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80%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살상능력이 커 생물학무기로 사용된다.
또한 탄저균 100kg을 대도시 상공 위로 저공비행하며 살표하면 100~300만 명을 죽일 수 있으며, 이는 1메가톤의 수소폭탄에 맞먹는 살상규모다.
1978년 구소련에서는 탄저균 유출 사고로 수많은 가축과 70여명의 사람들이 사망했으며, 1995년 일본의 옴진리교는 지하철역 테러에 사린가스 및 탄저균을 사용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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