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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1위서 미디어플랫폼 기업으로

입력 | 2015-12-21 03:00:00

[2015 재계 名장면]<11>SKT, CJ헬로비전 인수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 부사장이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CJ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통한 기대 효과와 미래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올 10월 30일 오후 국내 이동통신 미디어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관련 내용은 그 다음 달 2일 두 회사 이사회 직후 전격 발표됐다. CJ헬로비전 지분 53.9%를 1조 원에 SK텔레콤에 매각하고 CJ㈜가 추진하는 1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SK텔레콤이 참여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던 케이블TV업체 씨앤앰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티브로드와 현대HCN 등 다른 케이블TV업체와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는 충격에 휩싸였다.

○ 이동통신사에서 차세대 플랫폼 기업으로

“이제 이동통신 3사는 더이상 하나의 지향점을 바라봐선 안 된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이달 7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우리는 각자 잘하는 것에 집중해 그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통합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예고한 것이다.

올 한 해 국내 이동통신업계는 전환의 시기를 맞았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확대, 데이터 전용 요금제 출시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성장 등 큰 파도가 이어졌다.

SK텔레콤의 이번 행보는 관련 업계의 변화와 해외 미디어 플랫폼의 위협에 동시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장 사장은 7일 간담회에서 “(시장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지고 매출도 전년 대비 떨어지는 등 전체적으로 위기를 느끼는 상황이었다”고 한 해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변화와 진화를 위해서는 뒤처지지 말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다짐을 전했다.

글로벌 미디어 경쟁에도 국내 업계의 조직적 대응이 없었다는 의식 또한 SK와 CJ그룹이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 부사장은 2일 열린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관련 기자 설명회에서 “미국 이동통신사인 AT&T가 위성방송 1위 사업자인 다이렉TV를 인수한 것처럼 이미 해외 미디어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5년간 5조 원 투자

SK텔레콤은 합병 법인의 청사진을 밝히면서 “향후 5년간 5조 원을 투자해 약 7조5000억 원의 생산유발 및 4만80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두겠다”고 발표했다.

합병 법인의 주력 사업을 미디어로 전환하는 한편으로 기존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의 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개인 단위였던 이동통신 서비스와 달리 미디어와 TV 플랫폼, 스마트홈 플랫폼을 통해 홈 단위 가입자에 기반을 둔 다양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초고화질(UHD) 서비스 확대 등 케이블 망 고도화 △쌍방향 지능형 네트워크 구현 △콘텐츠 산업 및 스타트업 지원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SK텔레콤은 밝혔다. SK텔레콤이 16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미디어부문’을 신설하고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를 부문장으로 임명한 것도 플랫폼 사업을 통해 재도약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신청서를 제출하고 최대 3개월에 걸친 심사를 앞두고 있다. 9개에 이르는 관련 법안 심사와 경쟁사의 반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성공적인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완성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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