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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 해 넘기나

입력 | 2015-12-21 03:00:00

朴대통령 ‘先법안 처리’ 메시지 집중… 국회질타 이어 “속 타들어가” 감성 호소
靑 “개각 늦어져… 장관후보 바뀔수도”




“지금 국정의 우선순위는 개각이 아니라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에 있다.”

한 청와대 참모는 20일 ‘개각은 언제쯤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사진)의 생각은 ‘선(先)법안 후(後)개각’이란 얘기다.

박 대통령은 5일 프랑스 체코 순방에서 돌아온 뒤 법안 처리 촉구와 관련된 일정만 소화하며 ‘경제활성화’ ‘청년 일자리’ ‘노동개혁’을 키워드로 한 메시지만 내놓고 있다. 법안 처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만큼 국민의 입법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박 대통령은 18일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과의 오찬에서 “연일 국가 경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건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의 체감도가 더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간절한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이슈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메시지 혼선을 막기 위해 박 대통령이 꾹 참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회를 향해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박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격식을 차렸다. 10월 여당 및 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법안 처리를 요청했고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재차 부탁했다. 하지만 효과가 없자 11월부터는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정치권, 특히 야당을 비판하는 ‘질타 정치’에 나섰다. 두 달 새 6차례나 정치권을 호되게 비판했다. 그럼에도 아무도 꿈쩍하지 않자 ‘감성 호소’로 방법을 바꿨다. “저도 편안하고 쉽게 대통령의 길을 갈 수도 있지만 저를 믿고 신뢰를 보내주신 국민을 위해 방치하고 갈 수 없다” “요즘은 걱정으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핵심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이다”라는 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각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의 개각 결정이 예상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거론됐던 유력 장관 후보들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당이 국회 본회의 일정을 요구한 22일까지는 개각 발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마지막 본회의로 알려진 28일 전후로 개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