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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울린 야지디족 20대 여성의 절규

입력 | 2015-12-21 03:00:00

“정신 잃을때까지 그짓을… IS 제발 없애주세요”
납치돼 3개월간 강간-학대당해




IS 만행 고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슬람국가(IS)의 만행을 고발하고 있는 나디아 무라드 바시 타하. 출처 인디펜던트

“그날 밤 그는 저를 때리고 옷을 벗으라고 했습니다. 경비병들이 있는 방에 절 집어넣더니 제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그 짓을 했습니다. 다에시(IS를 지칭하는 아랍어식 약자)를 없애주기를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이슬람국가(IS)에 납치돼 3개월 동안 강간, 학대를 당한 21세 야지디족(이라크 북쪽 소수민족) 나디아 무라드 바시 타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에 나와 IS의 만행을 고발했다.

그녀가 납치된 것은 지난해 8월. 당시 IS는 이라크 북부 신자르 산 지역을 점령하며 야지디족 남녀 5000여 명을 억류했다. 이 중 2000여 명은 탈출하거나 IS 점령지 밖으로 팔려갔지만 3000여 명은 여전히 IS에 붙잡혀 있다. 여성은 10달러 또는 담배 10개비에 거래된다는 증언도 나온다.

타하는 “나를 포함한 150여 가구 가족들이 버스에 태워져 IS 거점인 모술의 한 건물로 옮겨졌다. 건물에는 아이들을 포함해 수천 명의 야지디족이 있었는데, 인신매매가 성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겁에 질려 고개를 들었는데 앞에 괴물 같은 남자가 서 있었다. 울부짖으며 다른 남자를 붙들고 ‘제발 나를 여기서 빼내 달라’고 애원했다”고 말했다.

타하를 데려간 IS 조직원은 이슬람교로의 개종을 요구했다. 타하가 이를 거부하자 강제로 결혼해야 했고 화장을 하도록 강요받았다. 매일 강간당하던 그는 탈출을 시도했지만 경비병에게 발각됐다. 그는 성노리개로 경비병들에게 던져졌고 석 달간 IS 조직원들의 야만적 범죄에 시달렸다.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걸고 탈출에 성공했으며, 현재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형제 3명은 IS 조직원들에게 살해당했다.

타하의 증언을 경청한 안보리는 끔찍한 고통의 기억을 들려준 그의 용기에 큰 박수를 보냈다. 이어 IS, 보코하람 등 테러단체들이 자행하는 인신매매는 전쟁 범죄에 해당될 수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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