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40대 총리 쥐스탱 트뤼도가 요즘 최고의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으로 떠올랐다.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로 인기가 높은 그는 생각도 젊고 섹시하다는 말을 듣는다. 내각을 구성하면서 절반은 여성, 절반은 남성으로 짰다. 장관 중 2명은 원주민이고 3명은 인도 아프가니스탄 등 외국 출신이다. “왜요?”라고 묻는 기자에게 “지금은 2015년이잖아요!”라고 대답했다. 그의 파격이 캐나다 정치에 새바람을 일으킬지, 무모한 실험으로 끝날지 궁금하다.
▷한국은 신선한 뉴스는커녕 우울하고 걱정스러운 소식만 들린다. 매년 교수신문이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혼용무도(昏庸無道)’가 뽑혔다.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혼란스럽다는 뜻이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이르는 ‘혼용’과, 세상의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따왔다.
▷두 번째로 많은 표를 받은 사자성어는 ‘사시이비(似是而非)’다. ‘겉보기에는 옳은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최근 정부 정책들을 보면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사실을 왜곡하거나 날조한 경우가 많다는 얘기란다. 메르스 사태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 국정 역사 교과서 강행에서 나타난 지도층의 독선,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훼손 등이 교수들을 비판적으로 만든 것 같다. 지식인들부터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을 믿지 않으니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갈지 걱정스럽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가 최근 ‘대한민국 선수교체론’을 내세우며 “60대 이상은 모든 권력을 내려놓자”는 파격적 제안을 했다. 그는 한국공학한림원이 개최한 제100회 코리아리더스포럼에서 “대한민국은 점점 개혁이 어려운 사회가 되고 있다”면서 “정치는 민주화 세력이, 경제는 산업화 세력이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득권 세력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사로잡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없으니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40여 년 전 ‘3김 시대’의 막을 연 40대 기수론이 나오려나 보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