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명의 취재진이 참석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18개 언론사와 15분 간격으로 4시간여에 걸쳐 개별 인터뷰를 가졌다. 인기 절정의 걸 그룹이나 영화배우가 아니다.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을 앞둔 전인지(21·하이트진로)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고 스타인 전인지는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24일 미국으로 출국하려던 계획도 27일로 늦췄다. 22일 건강검진을 받은 뒤 스폰서 이벤트 참가, 고향(군산) 방문 등을 해야 한다.
강행군을 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은 전인지는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계급장 떼고 어떤 질문도 다 받겠다. 편하게 다 말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LPGA투어 준비에 대해 그는 “2,3주 동안 캘리포니아 주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체력 훈련을 한다. 이 기간 동안은 골프채는 잡지 않는다. 오래 달릴 수 있도록 재충전하겠다. 언니랑 관광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푹 쉬겠다”고 말했다. 시즌 막판 어깨 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몸 상태를 회복한 뒤 올랜도에서 스윙 점검과 샷 훈련에 집중한 뒤 2월 초 개막하는 코츠 챔피언십에서 첫 대회를 치른다.
이번 시즌 한미일 3대 투어 메이저 우승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8승을 거둔 전인지는 “해마다 꾸준한 성장을 한다는 게 목표였다. 올해 너무 잘해 더 올라갈 일을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승 여부를 떠나 상금 랭킹 10위 이내로 마치면 스스로를 칭찬할 것 같다”며 내년 시즌 목표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늘 모범생 이미지인 그에게 일탈의 경험을 물었더니 한참 고민을 하다 “국가대표 상비군 시절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다 몰래 떡볶이에 튀김까지 먹은 일이 있다 그래선 안됐는데….”라고 말했다.
고려대 재학 중인 전인지는 “미국 가면 수업에 못 들어가 아쉽다. 펜싱과 스킨스쿠버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었는데 골프 때문에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볼 살이 불만이고, 정면보다는 옆모습이 그래도 나아 보인다는 전인지. 버섯만 먹어도 살이 찌는 것 같다고도 했다. 필드를 호령하던 그도 역시 고민 많은 20대 초반의 아가씨였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