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지난해 친한 친구의 부탁으로 대출보증을 섰다. 다행히 친구는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빚을 갚아 나갔다. 그런데 최근 A씨는 자신의 신용등급을 조회해보다 깜짝 놀랐다. 신용등급이 4등급에서 5등급으로 떨어진 것이다. 신용조회회사에 문의해보니, 대출보증을 서는 것만으로도 개인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개인신용등급이란 신용조회회사(CB)나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의 미래 연체 가능성을 수치화한 지표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금융소비자와 신용 거래를 해도 될지, 또는 돈을 빌려줄 때는 이자를 얼마나 물려야 할지 등을 결정하는 데 개인신용등급을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용이 곧 돈인 셈이다. 주로 대출 원리금을 연체하거나, 대출을 너무 많이 받으면 신용등급이 깎이지만, A씨처럼 개인신용등급 평가기준이나 관리방법을 잘 알지 못해 신용등급이 깎이는 경우도 많다.
● 카드 적당히 쓰고 돈은 신중하게 빌려야
돈을 빌릴 때는 되도록 은행 등 금융회사를 찾아가 일반대출을 이용하는 게 좋다. 인터넷이나 전화 등을 통한 대출이나 현금서비스는 쉽고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다른 대출에 비해 과거 부실률도 높게 나온다. 그래서 CB사들은 인터넷, 전화대출의 위험도를 더 높게 평가한다. 연체가 발생하지 않았어도 이런 대출을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빚보증 서지 말라는 얘기는 개인신용평가에도 유효하다. 다른 사람의 대출에 보증을 서는 경우 보증내역이 CB사에 통보돼 개인신용등급에 반영된다. 돈을 빌린 사람이 원리금 상환을 연체하지 않더라도 빚보증을 선 것 만으로 등급이 깎이거나 본인의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 소액이라도 연체 안 되게 자동이체 활용
10만 원, 20만 원 소액은 연체해도 별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해 휴대전화 요금이나 카드이용대금을 밀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액 연체도 자주 발생하면 나중에 돈을 갚아도 한동안 개인신용등급 평가에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다. 출장을 가거나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경우에는 소액이라도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동이체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신민기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