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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피플] LG 4번타자 이병규 “내 욕심이 지나쳤다”

입력 | 2015-12-22 05:45:00

LG 4번타자 이병규(7번)는 올해 부상과 부진으로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그는 “욕심이 앞섰다”며 스스로를 돌아본 뒤 내년 시즌 달라진 모습을 약속했다. 스포츠동아DB


■ 7번 이병규

잦은 부상에 70경기서 타율 0.243 부진
“내년 시즌에는 홈런보다 강한타구 칠 것”


“욕심이 화근이죠. 하던 대로 했으면 됐을 텐데….”

LG 이병규(32·7번)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그는 지난해부터 4번타자를 맡고 있다. ‘4번타자는 해본 사람만이 그 고충을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힘든 타순이다.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라는 상징성과 찬스에서 꼭 쳐야 하는 부담감이 공존한다. 그러나 이병규는 “변명은 하지 않겠다. 내가 못했다”며 “내년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4번타자의 부담, 어깨 짓눌렀다!

LG 양상문 감독은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난해부터 이병규에게 4번타자의 중책을 맡겼다. 양 감독은 “(이)병규는 최형우(삼성) 같은 타자가 될 수 있다”며 무한신뢰를 보냈고, 이병규도 지난해 116경기에서 타율 0.306에 16홈런 87타점 66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며 양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올 시즌에도 이병규는 ‘당연히’ 팀의 4번타자였다. 그러나 뜻하지 않았던 부상이 겹치면서 최악의 1년을 보내야 했다. 시즌 내내 70경기밖에 뛰지 못했고, 성적도 타율 0.243에 12홈런 33타점 42득점으로 떨어졌다. 개막전에 앞서 당한 목 부상, 홈런을 치다가 찢어진 옆구리근육 등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이병규는 부상을 핑계 삼지 않았다. 그는 “욕심이 지나쳤다. 하던 대로 하면 되는데 나도 모르게 스윙이 커졌고, 타석에서 서둘렀다”고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 홈런보다 2루타, 강한 타구가 목표!

이병규는 올해의 아쉬움을 씻기 위해 시즌 종료 후 곧장 훈련에 돌입했다.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인스트럭터를 맡은 잭 한나한과 함께 타격을 정비했고, 비활동기간인 12월에는 매일처럼 잠실구장을 찾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3개월 정도 쉬지 않고 운동하고 있다”며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몸을 만들었다. 확실히 몸에 힘이 붙은 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도 “몸이 정말 좋아졌다. 성실하게 훈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병규는 내년 시즌 홈런보다는 강한 타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G는 국내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쓴다.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이나 LG에서 30홈런 타자가 나오기 쉽지 않은 구조다. 이병규도 그동안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과시했지만 “구장이 정말 넓다. 다른 구장 같으면 넘어갔을 것 같은 타구가 잡힌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양 감독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이병규에게 특별주문을 했다. 이병규는 “감독님께서 홈런보다는 2루타를 많이 치고, 강한 타구를 때리는 것에만 집중하라고 하셨다”며 “타구만 강하게 때리면 (담장을) 넘길 수 있는데, 홈런을 치려고 하다가 스윙이 커졌다. 내년에는 강한 타구를 날리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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