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재계 名장면]<13·끝>두산, 첫 면세점 유치
서울 중구 장충단로에 위치한 두산타워(두타) 전경. ㈜두산 제공
㈜두산이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한 9월 2일, 면세점 업계가 술렁였다. 두산은 “동대문 지역은 관광·쇼핑·교통 인프라와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 선호도 등을 고려할 때 면세점 입지로서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며 출사표를 냈다.
두산의 면세점 사업 진출은 처음이었다. 당시 입찰엔 롯데 신세계 SK네트웍스 등 유통기업 및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이 참여했기에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두산은 “두타 쇼핑몰을 16년 동안 운영하면서 유통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동대문 상권의 매출은 경기침체 등으로 줄고 있다.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동대문 상권의 연간 매출액은 12조4000억 원으로 2002년에 비해 32% 줄었다.
두산은 동대문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 상생형 면세점’이라는 구상을 내놓았다. 매장 및 각종 프로그램에 소상공인과 중소 패션업체 등이 대거 참여하도록 하고 지역경제 유발 효과를 극대화해 상권을 활성화하며, 더 나아가 동대문 상권을 확장하겠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인근 대형 쇼핑몰과 함께 ‘K-스타일’ 타운을 조성하는 인근 쇼핑몰과의 상생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전통시장과 함께 야시장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과의 상생 △지역 내 역사탐방, 먹거리탐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골목상권과의 상생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두산은 이뿐만 아니라 면세점 내 국산품 매장의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고, 이 중 대부분을 중소·중견기업 제품으로 채워 면세점이 중소·중견기업 브랜드 수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 10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두타 전용 주차장을 확보하고 보세화물 도난을 봉쇄할 수 있는 보안시설도 구축했다.
지역상인과의 협력도 추진했다. 두산은 사단법인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와는 ‘동대문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운영 법인인 서울디자인재단과는 ‘동대문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민관학이 협력하는 ‘동대문 미래창조재단’도 출범시켰다. 지역 상공인은 아이디어를 내고 필요하면 지자체에 행정적 지원을 요청하며, 학계는 공간 개발 방향을 제시하고, 두산은 운영기획 및 총괄, 재원 투자 등을 맡는 식이다. 초기 재원으로 두산그룹이 100억 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사재 100억 원 등 총 200억 원을 출연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