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우완투수 김영민이 김세현으로 개명했다. 한국 나이로 서른을 맞는 그는 올 시즌 부진과 백혈병의 아픔을 털고 새 인생과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올해 부진·백혈병 아픔 동시에 턴다”
서른살 맞아 야구인생 새 출발 다짐
1987년생. 한국나이로 서른 살. 넥센 우완투수 김영민이 안 좋았던 기억을 털어버리고, 김세현이라는 새 이름으로 ‘새 인생’을 연다.
김영민은 21일 KBO에 새 이름을 등록했다. ‘기세 세(勢)’와 ‘옥돌 현(玹)’으로, 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는 크지 않다. 다만 더욱 단단해지겠다는 마음가짐을 새 이름에 담았다. 22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부상과 부진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 내년 서른을 맞이하는데 선수로서 전환점에 섰다고 생각했다. 그저 그런 선수로 남고 싶지 않았다. 많은 분들의 기대에 꼭 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승부수를 던졌다. 구단에 선발 전환을 요청했다. 3차례 선발등판에서 5이닝을 막지 못했지만 9월 5일 문학 SK전에서 첫 선발승을 완봉으로 따냈다. 9이닝 99구를 던지며 5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첫 완봉승이었다.
그러나 제 자리를 찾은 지 불과 나흘 만에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했다. 만성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통원치료를 하며 2개월을 쉬었다. 그 사이 넥센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졌다. 올 시즌 57경기에 등판해 4승5패6홀드, 방어율 4.38을 기록했다. 그는 “마운드에 설 때가 정말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최근 병원 검진을 통해 정상을 확인했다. 3개월에 한번 검진을 받고, 2년 동안 약을 먹어야 하지만 내년을 위해 부지런히 몸을 만들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몸무게는 조금 줄었지만 근육량은 오히려 늘었다”고 칭찬했다. 김세현은 “완봉 후 2∼3경기를 더 던졌다면 내년시즌 준비에 큰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내년을 맞겠다”며 웃었다.
한편 김세현은 이날 올해 9500만원에서 6500만원 오른 1억6000만원에 내년 연봉 계약을 했다. 앤디 밴 헤켄과 손승락이 각각 세이부(일본)와 롯데로 이적한 가운데, 한현희마저 이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내년 등판이 불투명해졌다. ‘서른을 맞은’ 김세현이 마운드에서 강한 책임감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