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멋의 본고장 佛에 K푸드 - K뷰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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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래마을서 빵 기술 배워” 프랑스 파리 샤틀레역 인근에 있는 ‘파리바게뜨 1호점’의 책임 제빵사 기욤 팔레즈 씨가 프랑스 브리오슈에 단팥을 넣은 ‘코팡’을 들고 웃고 있다. 그는 “서래마을 파리크라상에서 3년간 일하며 한국식 빵 제조기술을 배웠다”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17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인근 ‘파리바게뜨’ 1호점. 가장 잘 보이는 한가운데 진열장에는 단팥빵, 곰보빵, 소시지빵, 슈크림빵, 밤크림빵, 산딸기크림빵, 시폰케이크 등 한국의 빵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7가지 종류의 ‘코팡’이 놓여 있었다.
점원인 실비 카이요 씨는 “빵 안에 소시지를 넣은 한국식 ‘소시지빵’이 최고 인기”라고 말했다. 빵집을 찾은 세바스티아나 씨(53)는 “프랑스인들은 원래 팥은 소금에 절인 것만 먹는데 이렇게 단맛이 나는 팥이 빵에 들어 있는 것은 처음 먹어본다”며 흥미로워했다.
‘삼립빵’으로 유명한 한국의 SPC그룹은 지난해 7월 파리 한복판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냈다. 이어 올해 7월에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 인근에 2호점(오페라점)을 오픈했다. 프랑스 전통 빵인 ‘바게트’가 하루 평균 700∼800개씩 팔리는 데다 단팥빵, 곰보빵 등 한국식 ‘코팡’이 인기를 끌면서 점포당 평균 매출이 국내 매장의 3배에 육박한다. 특히 프랑스의 전통 브리오슈에 한국식 팥을 넣은 코팡은 11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방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만찬 디저트로 내놓으면서 한불 문화교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처음엔 바게트와 마카롱 등 철저히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춘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해 5월부터 한국식 ‘코팡’을 본격적으로 소개했고 그 결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팡’은 현재까지 프랑스 내 누적 판매량 1만 개를 돌파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한국의 ‘파리바게뜨’가 한국, 중국, 미국, 베트남에서 글로벌 빵집 체인으로 성장해 26년 만에 빵의 본고장인 파리까지 접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파리바게뜨가 프랑스에서 성공한 또 다른 비결은 한국식 ‘카페’ 형태의 빵집 전략이다. 파리바게뜨 오페라점은 1층은 빵집, 2층은 좌석이 22개가 있는 한국식 카페로 꾸몄다. 파리크라상 서래마을점에서 3년간 일했던 제빵 총책임자 기욤 팔레즈 씨는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고급스러운 카페에서 커피, 차와 함께 빵을 먹는 문화가 프랑스인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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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장품이 궁금해” 5월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 부근에 문을 연 ‘에르보리앙’ 매장 앞에서 인삼, 유자 등 한국산 천연허브를 이용한 화장품을 보고 있는 파리 여성들.
아모레퍼시픽도 ‘향수’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향수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7년 향수 브랜드 ‘롤리타 렘피카’를 출시했으며, 2011년에는 럭셔리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도 인수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