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2월의 주제 ‘이제는 실천’]<245>감정노동자 보호 확산
21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스노우폭스 매장 출입구 옆에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어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도시락 전문점 ‘스노우폭스’ 뱅뱅점 출입구 옆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직원을 함부로 대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다. 안내문을 처음 붙인 건 10월 말. 요식업 특성상 고객을 자주 접하는 직원도 보호하고 사기도 진작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는 크게 높아졌다. 점장 우정훈 씨(27)는 “회사에서 이런 부분까지 신경 써 줄지 몰랐다”며 “안내문을 보고 손님들도 (직원들에게) 더 신경 써 주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스노우폭스’의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는 고객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21일 매장에 들른 김현재 씨(39·여)는 “나도 서비스업 종사자여서 (직원과 고객이) 서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 더욱 공감했다”며 “서비스를 제공받는 걸 당연하다고 여기고 예의 없이 행동하는 일부 소비자의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스노우폭스코리아 백현주 한국지사장은 “직원들이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에게 무시받는 상황은 이해할 수 없다”며 “기업이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의 보호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시민단체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근로자복지센터는 10월 지역 내 콜센터 상담사들을 위한 요리 강습, 숲속 목공체험 등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내년부터는 ‘감정노동 개선 서포터스’를 모집해 주기적인 실태조사와 정책 제안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기업들도 전문적인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을 갖춰 가는 추세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