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템펠호프 난민수용소 르포]<하>
독일 슈베린의 한 시민단체가 마련한 난민 환영 행사인 ‘웰컴카페’에서 독일인들과 난민 어린이들이 함께 악보를 보며 합창하고 있다. 독일 슈베린난민구호단체 트위터
슈베린=이유종 기자
슈베린이 주도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는 독일 연방 정부의 결정에 따라 올해 2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슈베린은 2000명 이상을 수용했다. 슈베린은 옛 동독 지역으로 극우 정당인 국가민주당(NPD)이 주 의회 전체 71석 중 5석이나 차지하고 있다. NPD가 독일 연방 16개 주 중 의석을 확보한 곳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가 유일하다. 슈베린은 극우주의자가 제도권에서 지지를 받을 정도로 외국인의 정착을 꺼리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슈베린 중앙역 앞에선 극우주의자 300∼400명이 모여 ‘난민 대혼란 중지! 여긴 우리 땅이다. 메르켈 총리’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난민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물론 일반 시민들이 모두 외국인의 정착을 꺼리는 것은 아니다. 카리타스 회원 클라우스 욀러킹 씨(57)는 “저출산으로 이미 인구가 줄고 있는 독일에서 난민 수용은 장기적으로 노동력 부족을 채울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난민들이 독일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슈베린 시는 내년 난민 3000명 이상이 더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안드레아스 룰 슈베린 부시장은 “독일인 50% 이상은 현재 난민 수용 정책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 난민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내년 선거에선 극우정당이 10% 이상 득표하는 등 선전할 것”이라면서도 “난민은 결국 독일 사회가 포용해야 할 과제다. 해결책은 이들이 독일 사회에 융합(integration)되는 것인데, 그러려면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민 대부분은 독일어 구사 능력이 부족하다. 별다른 기술도 가지고 있지 않다. 당장 독일에서 직업을 구하는 것은 어렵다. 독일 정부는 난민들이 사회에 안착하도록 독일어와 직업 교육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슈베린의 직업학교에는 현재 스페인, 헝가리, 그리스 등에서 들어온 외국인 230명이 다른 독일 직업교육생과 함께 훈련을 받고 있다. 슈베린 시는 이 과정에 난민들을 대거 포함시킬 계획이다. 슈베린상공회의소는 직업교육의 실무를 맡아 교육생과 직업학교, 실습기업을 연결해주고 있다. 최근 직업교육 과정을 소개하는 홍보 책자를 아랍어로 만들기도 했다.
페터 토트 슈베린상공회의소 직업교육국장은 “슈베린 등 인근 지역 기업 2만5000개 상당수가 난민의 직업교육 실습을 수용하겠다고 알려왔다”며 “서비스업 같은 진입장벽이 낮은 직종부터 일자리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베린=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