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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롯데, 베트남서 ‘외통 승부’

입력 | 2015-12-24 03:00:00

이마트 1호점 내고 롯데마트에 도전장




이마트가 28일 베트남 호찌민 고밥 지역에 베트남 이마트 1호점을 연다. 2008년 한국 유통업체로는 처음 베트남에 진출해 11개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마트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이마트는 “베트남 이마트 1호점은 이번 주말(26일)부터 임시 개장을 통해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한국 1등 마트’라는 안일함을 버리고 유연성을 무기로 현지화 전략을 펼치겠다”고 23일 밝혔다. 이마트가 해외 점포를 내는 것은 중국에 이어 베트남이 두 번째다.

이번 베트남 진출에 대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 베트남 점포는 동남아시아 시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자리다. 사업 성패에 따라 다른 동남아 국가로의 추가 진출 계획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중국 진출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베트남 시장에 거는 기대가 각별하다.

이마트는 1997년 상하이에 첫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10년 27개까지 점포를 늘렸지만 그해 12월부터 매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당기순손실만 2010년 735억 원, 2011년 1114억 원을 기록하는 등 만성 적자에 허덕였다. 현재 매장은 8개만 남았다.

이마트는 중국 사업 부진을 교훈 삼아 베트남에서는 명예 회복을 하겠다는 각오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할 때는 우리가 한국의 1등 대형마트인 만큼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면 잘될 거라는 안일한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에 대한 분석이 미흡했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중국 소비자들은 과일을 살 때 직접 만져보고 사는 걸 선호한다. 한국에서처럼 깔끔하게 소포장한 과일은 인기가 없다. 이마트는 중국 현지 인력에 대한 파악도 부족했다.

이에 이마트는 베트남 시장에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내세웠다. 이번 1호점의 내년 매출 목표는 350억 원이다. 베트남 법인의 한국인 직원은 10명 내외로 하고, 베트남 소비자의 특성과 트렌드에 맞춰 매장 구성과 마케팅 방식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베트남 1호 매장은 총 2개 층으로 이뤄진다. 매장 면적은 약 1만600m²로 한국 이마트 점포의 평균 크기와 비슷하다. 이마트는 곧 2호점도 낼 예정으로, 호찌민 공항이 위치한 턴푸 지역에 부지를 확보했다.

이마트는 이미 베트남에 11개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마트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롯데마트는 2008년 12월 1호점 ‘남사이공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문을 연 ‘껀터점’까지 지속적으로 매장을 늘렸다. 지난해 매출도 전년보다 55.7% 증가하며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롯데마트 측은 이마트와의 경쟁에 자신감을 보인다. 지난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앙쭝하이 베트남 부총리를 만나는 등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영균 롯데마트 동남아본부장은 “롯데마트는 오랜 시간에 걸쳐 베트남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했다”며 “국내 유통업체 최초의 베트남 진출이라는 타이틀에서 나아가 베트남 최고 유통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