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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심대로 가는 수밖에”… 광주 이어 전남도 꿈틀

입력 | 2015-12-24 03:00:00

[야권 재편 소용돌이]
새정치聯 호남 탈당 확산되나




위기의 문재인 ‘마이웨이’ 고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용득 최고위원의 얘기를 유심히 듣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탈당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는 것 같다.”

새정치민주연합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도 탈당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최근 며칠간 지역 정서가 반문(반문재인)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는 느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20일 동아일보의 새정치연합 호남 의원 전수조사 당시 “탈당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으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같은 답변을 했던 김승남 의원(전남 고흥-보성)도 이날 “탈당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광주에 이어 전남의 민심이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반문’ 기류 전남으로 확산

임내현 탈당… 광주 절반 이탈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광주 북을·왼쪽)이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공식 선언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호남 지역에서 반문 정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광주’다. 지역구 의원 8명 가운데 김동철 박주선 임내현 천정배 의원 등 4명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다. 강기정 권은희 박혜자 장병완 의원이 남아 있지만 문 대표와 가까운 강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 3명도 조만간 탈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당 관계자는 “원래 광주가 민심 변화에 가장 민감하고 전남을 거쳐 전북으로 퍼진다”고 말했다. 그동안 탈당에 대해 말을 아꼈던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밖에서의 야권 통합 가능성에 대해 “먼저 (당을) 나가 그런(신당 세력 통합) 운동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심이 원한다면 나도 어디에 서 있을지 예측 불허고, 그런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남은 선거구 획정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탈당 논의가 물밑에 있지만 조만간 탈당 움직임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얘기다. 호남 지역 의원들은 “박 의원이 전남 지역 탈당 바람의 핵심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박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면 김영록 이윤석 등 적지 않은 전남 지역 의원들이 함께 행동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 ‘범친노’ 강한 전북은 잠잠

위기의 문재인 ‘마이웨이’ 고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용득 최고위원의 얘기를 유심히 듣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반면 전북 지역 의원 11명 가운데 일찌감치 탈당을 선언한 유성엽 의원(정읍)과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김관영 의원(군산)을 제외한 9명의 의원은 탈당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상직 의원(전주 완산을)은 “천정배 박지원 의원 등 중진 의원이 많은 광주·전남과 초선 의원이 많은 전북의 분위기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박민수 의원(무주-진안-장수-임실)도 “당에 남아 통합에 노력하라는 게 전북 주민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 전남·광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범친노(친노무현) 성향의 의원이 많다는 점도 탈당 움직임이 적은 배경으로 꼽힌다. 유성엽 김관영 이춘석(익산을) 강동원(남원-순창)을 제외한 의원 7명은 범친노 혹은 주류로 분류된다.

정동영 전 의원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정 전 의원은 18일 문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미 먼 길을 왔다”며 복당을 거부했다. 안철수 의원과 손잡을 경우 ‘안철수 신당 바람’이 전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북도당 관계자는 “문 대표의 퇴진보다 정 전 의원의 행보가 전북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남에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의원들이 속속 안 의원 측에 합류하면서 한발 앞서 신당 창당 작업에 들어간 천정배 의원 측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천 의원의 국민회의는 이날 안철수 신당에 대해 “도로 새정치연합”이라고 날을 세웠다. 천 의원 측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에서 안 의원 측에 합류한 광주 의원들을 견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길진균 leon@donga.com·한상준·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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