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10일 캐나다 유력지 ‘토론토스타’는 1면에 시리아 난민을 환영하는 사설을 게재했고 이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토론토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 163명을 환영하기 위해 피어슨 공항에 나갔다. 그는 “시리아 난민들이 비행기를 탈 때는 난민이었지만 캐나다를 들어올 때는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완전한 캐나다인이 됐다”고 했다. @jima****는 트뤼도 총리가 공항에 도착한 한 아이의 눈높이에서 대화하는 사진과 함께 2015년의 ‘트위터 모멘트’라고 적었다. 역사적인 순간, 트뤼도는 세계에서 시리아 난민을 가장 따뜻하게 맞이한 정치 지도자가 됐다. 캐나다의 한 어린이합창단이 시리아 난민을 환영하며 예언자 무함마드를 맞이하는 내용의 이슬람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 ‘탈라 알 바드루 알라이나(Tala‘ al Badru ’Alayna)’는 11일 공개된 이후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mo_r****가 올린 “진짜 캐나다 최고다. 동성결혼도 가능하고 내각 성비도 5:5고, 시리아 난민도 총리가 나가서 환영하고”라는 글은 4000회 이상 리트윗됐다.
시리아 난민 수용 여부를 둘러싼 뜨거운 논란과 함께 2015년이 저물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이 무슬림에 대한 격한 논쟁으로 들끓고 있다. 특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자체를 불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난민 수용 논란을 부추겼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누구를 겨냥한 것이든 자유에 대한 공격은 시간이 흐르면 모든 사람들을 해치게 된다”고 했고 이 발언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트럼프는 모든 무슬림에게 식별표를 달아야 한다고 맞섰다. 영화배우 제니퍼 로런스는 “그가 대통령이 되면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시리아 난민의 모습에서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난민의 모습을 봐야 한다”며 반(反)난민 정서 진화에 나섰다.
시리아 난민과 함께 언급된 전체 연관어 1위는 논란의 중심이 된 미국이 차지했고 2위는 논란의 도화선이 된 파리 테러가, 3위는 트뤼도가 차지했다. 4위에는 터키가 올랐는데 보드룸 해변에서 발견된 세 살배기 아기 알란 쿠르디 때문이었다. 모래에 얼굴을 묻은 아기 쿠르디의 사진은 유럽 전역에 난민 수용 여론을 압박했다. 쿠르디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는 최근 영국 TV에 출연해 “전 세계가 시리아인들에게 문을 열어주길 바랍니다”라는 성탄 메시지를 전했다.
5위는 최근 시리아 공습을 단행한 러시아가 차지했고 대(對)시리아 정책에서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언급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6위는 캐나다, 7위는 이슬람국가(IS)가 차지했다. 8위엔 트럼프 논란의 진원지인 미국 공화당이, 9위엔 공화당과 대립하며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주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랐다. 10위는 유럽. 국제앰네스티는 트위터에 “로댕 ‘칼레의 시민들’의 배경이 된 프랑스 칼레의 난민촌에 등장한 거리예술가 뱅크시의 벽화, 스티브 잡스”를 사진과 함께 올리고 거기에 써 있는 ‘시리아 이민자의 아들’을 소개해 폭넓은 호응을 얻었다. 앰네스티는 난민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홍보하는 시리즈를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세계는 시리아 난민에 대해 인권 옹호냐 범죄 온상이냐를 둘러싼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딸아, 저기까지만 가면 된단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