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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日외상은 수긍할 만한 위안부문제 해법 들고 오라

입력 | 2015-12-26 00:00:00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타결을 위해 기시다 후미오 외상의 한국 방문을 전격 지시해 28일 서울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린다. 국장급 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시다 외상이 직접 방한함으로써 연내 타결의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 타결을 강조하며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결방안’을 촉구했다. 일본 정부는 1억 엔(약 9억7000만 원)이 넘는 피해자 지원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과 아베 총리의 ‘사죄’ 및 ‘책임 통감’ 등을 담은 메시지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위안부 문제의 법적 해결이 종료됐다는 일본의 기존 입장에 비해 진전된 듯하지만 어제도 일본 정부는 “기본적인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미 국무부가 8월 “위안부 문제는 중대하고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문제 해결 노력을 계속할 것을 일본에 촉구한다”고 밝힐 만큼 국제사회는 일본을 주시하고 있다. 일본에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정성이 있다면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국가적 책임’으로 인정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강제동원이 ‘개인적’ ‘도의적’ 수준을 넘어 일본국과 군의 책임이었음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식민지 여성을 전쟁터로 끌고 가 성노예로 부린 반인륜적 전쟁 범죄에 대한 각국 의회의 결의안을 보더라도 일본 정부가 과거를 씻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솔직한 인정과 사과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아베 총리가 적극적이고 진솔한 사죄의 뜻을 밝힌다면 한국도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이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위안부 피해자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전쟁 범죄 인정과 전범자 처벌 등을 요구하지만 대부분 세상을 뜬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위안부 소녀상 이전이나 위안부 피해자기금의 명칭 등에 대해서도 한일 관계의 미래를 위해 전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안보와 경제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할 일본과의 관계를 이런 상태로 두고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를 그냥 넘기는 것을 다수 국민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위안부 문제 해결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태도에 달려 있다. 원인 제공자가 일본이기 때문이다. 기시다 외상의 방한이 연내 합의안 도출로 이어져 새해부터는 한일 양국도 ‘화해와 협력’이라는 큰 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