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고객은 왕이 아니다. 카카오택시는 기사가 승객도 평가한다. 승객이 차를 부른 뒤 기다리지 않고 가버리는 식의 ‘갑질’을 한다면 기사가 낮은 점수를 준다. 이 점수가 일정 수준으로 쌓이면 해당 승객에게 ‘옐로카드’가 발급된다. ‘이 사람은 진상 승객입니다’라는 정보를 기사들이 공유하는 셈이다. 진상 승객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면 카카오택시를 이용할 생각을 접는 게 좋다.
▷경남 창원의 향토기업 몽고간장이 어제 주요 신문에 일제히 사과 광고를 냈다. 이 회사 명예회장은 40대 운전기사에게 거친 막말과 폭력을 행사했다. 기사의 폭로로 명예회장의 갑질이 드러나자 회사는 단번에 간장 색깔처럼 짙은 먹물을 뒤집어썼다. 어떻게 보면 명예회장 개인의 인품이나 성품에 관한 문제지 간장의 품질과는 관련이 없는데도 성난 소비자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이려 든다. 110년 동안 간장이라는 한 우물을 판 유서 깊은 기업의 이미지는 곤두박질쳤다. 명예회장이 아닌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로 사태가 마무리될지 모르겠다.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