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해외순방 중간결산해 보니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 5월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3년간 41개국, 55개 도시를 방문했다.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9월), 한미 정상회담(10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11월) 등 20회의 해외 순방에 나선 ‘광폭 외교’다.
통일 지지 얻은 4강 외교
박 대통령은 올해 하반기에 ‘4강 외교’를 마무리했다. 미국(10월) 중국(9월) 일본(11월) 러시아(11월) 등 주요 4개국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지지를 얻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를 다지는 ‘통일외교’ 차원이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다자 회의도 늘어났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5일 “대한민국에 대한 외교 수요가 커졌다. 유엔 총회나 G20 정상회의에 가면 만나자는 요청이 예전에 비해 확실히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박 대통령의 순방 일정에는 빈틈이 없다. 이번 파리 기후총회와 한-비셰그라드 정상회의 일정은 5박 7일간 26개에 이를 정도였다. 비행 시간을 빼면 하루 5.2개의 일정을 소화한 셈이다.
박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장 많이 가진 정상급 인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으로 각각 6차례 만났다. 반 총장은 정상급으로 예우하는 국제기구의 수장이어서 정상회담 대신 접견으로 표현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차례로 뒤를 이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 외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도 4차례의 정상회담을 했다. 한국과 정상회담을 가장 많이 한 국가는 중국으로 총 10회에 이른다. 중국은 시 주석과 리 총리가 정치·군사와 경제로 역할을 분담해 참석한다.
77개 공동성명 핵심 키워드는
해외 순방 및 외국 정상 방한 기간에 정상 공동성명은 모두 77건이 발표됐다. 77개 공동성명마다 담긴 핵심 키워드는 ‘평화통일 노력에 대한 지지’다. 외교 당국자는 “평화통일에 대한 주변국의 지지를 차곡차곡 쌓아 두는 것이 통일의 결정적 순간에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한중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미래비전 공동성명은 ‘궁극적으로 한민족의 염원인 한반도의 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하기로, 올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을 계속하여 강력히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면 ‘경제외교’를 가장 꼼꼼히 챙긴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5월 4일 대통령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지금 세계는 경제를 위해서도 외교에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리 외교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경제사절단이 구성되고 규모도 커졌다. 대기업과 달리 신뢰감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힘든 중소·중견기업은 정상외교 덕을 톡톡히 본다.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면서 ‘한국’이라는 브랜드 효과를 누리는 것. KOTRA에 따르면 올해에만 11개국 현지 기업들과 일대일 상담회를 통해 23억 달러(약 2조6880억 원) 규모의 계약이 추진됐다. 또 지금까지 정상외교를 통해 396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박 대통령은 3월 8일 중동 진출 확산을 위한 경제사절단 토론회에서 해외 진출 중소기업 지원 시스템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