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네덜란드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몸살로 네덜란드 국왕 초청 만찬에 참석하지 못했다. 4월 9박 12일간 중남미 4개국 순방에 나섰을 때는 편도샘이 붓고, 고열에 복통까지 겹쳐 매일 링거를 맞으며 어렵게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귀국 후 위경련, 인두염 진단을 받았다.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 정상회의 참석차 7박 10일간 터키, 말레이시아 등을 순방한 뒤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을 했다. 결국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발인식을 지켜봐야 했다.
평소 목이 잘 붓는 박 대통령이라 대통령의 건강을 책임지는 참모들은 해외 순방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각별히 박 대통령의 목 상태를 고려해 해외 순방 시 챙기는 필수품이 박 대통령이 마시는 국내산 생수와 차라고 한다.
대통령의 기초건강 상태는 경호실 소속의 군 출신 의무실장이 맡는다. 청와대에서는 물론이고 해외 순방에서도 매일 아침 박 대통령의 혈압, 맥박, 체온 등을 체크한다. 해외에 나가서도 매일 아침 박 대통령의 간단한 스트레칭과 체조는 이어진다.
대통령의 주치의는 양방과 한방으로 나뉘어 있다. 2013년 취임 첫해에는 양방 한방 주치의가 모두 해외 순방을 수행했지만 지금은 양방 주치의인 서창석 서울대 산부인과 교수만 의무실장과 함께 해외 순방마다 따라 나선다. 올해 마지막 해외 순방인 프랑스, 체코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마주친 서 교수의 입술은 터져 있었다. 박 대통령만큼이나 피곤했던 모양이다.
대통령 주치의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 주치의와 의무실장은 박 대통령 취임 후 한 차례 교체된 바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