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엑터스와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심엔터테인먼트(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등 배우 매니지먼트사들은 소속 배우들의 얼굴을 담은 새해 달력을 제작해 관계자들에 배포한다. 월별 인물 선택에 저마다 ‘비밀’이 숨어 있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씨제스엔터테인먼트·심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 최신 출연작품·인지도 높은 순 전진배치
팬덤 형성된 K팝스타는 다이어리와 묶어 판매하기도
새해를 맞는 스타도, 그 활약상을 널리 알려야 하는 소속사도 분주한 요즘이다.
자사 연예인의 명성이 1년 내내 회자되길 바라는 매니지먼트사들이 매년 연말이면 내놓는 필수 아이템, 바로 달력이다. 소속 배우들의 활약 덕에 매니지먼트 ‘빅5’로 꼽히는 씨제스엔터테인먼트(씨제스)와 심엔터테인먼트(심엔터), 키이스트, BH엔터테인먼트(BH), 나무엑터스는 올해도 어김없이 자사 연예인의 얼굴을 전부 담은 2016년 달력을 제작해 배포했다. 개성이 각기 다른 스타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어 관련업계에서는 꼭 하나씩 챙겨야 하는 ‘보물’로 통한다. 각 회사의 달력에 담긴 ‘비밀’을 파헤치는 재미도 상당하다.
● 소속 연예인 배열, 어떤 기준?
톱스타급 배우 여럿이 소속된 씨제스는 새해를 여는 달력의 1월 페이지에 최민식과 설경구, 이정재의 사진을 넣었다. 회사를 대표하는 ‘3인방’인 이들로, 왜 이들이 1월의 주인공이 됐는지 굳이 궁금해 할 필요가 없는 선택이다.
소속 배우가 40여명에 이르는 키이스트는 ‘가나다순’을 따른다. 이에 따라 1월을 차지한 주인공은 김수현과 군복무 중인 김현중. 공교롭게도 이들은 키이스트를 대표하는 한류스타라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가나다순이더라도 융통성은 발휘된다. 순서대로라면 2월에는 박서준과 박수진이어야 하지만, 박수진은 남편 배용준과 나란히 3월 페이지를 장식했다.
● 스타 달력, 왜 만드나
배우 매니지먼트사의 달력은 판매용이 아닌 철저한 ‘홍보용’이다. 연예인들을 취재하는 여러 언론매체를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 제작사 및 방송사 관계자들에게 건네 소속 배우를 소개하고 활동을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덜 알려진 연기자나 신인을 소개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실제로 씨제스는 2월에 10대 연기자 성유빈, 이레, 류의현을 배치했다. 문근영과 신세경의 소속사 나무엑터스가 4년 만에 다시 달력을 제작한 이유 역시 ‘신인 소개’의 목적이 크다. 나무엑터스 관계자는 “박지현과 이규정, 전유림 등 회사를 이끌 신인을 달력에 넣어 관계자들에게 소개하려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매니지먼트 달력은 상당한 효력을 발휘한다. 매년 달력을 만든 BH 관계자는 “영화나 드라마 제작진이 우연히 달력을 보고, 생각했던 이미지와 맞는다며 캐스팅 제의를 해오는 경우가 있다”며 “오래 두고 보면서도 눈에 피로를 덜 주는 초록색 계열로 만드는 등 매년 연말 가장 신경 쓰는 일이 달력 제작”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