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10월 국내에 출시한 ‘7시리즈’. 공중의 손동작을 인식해 전자 장비를 작동시키는 ‘제스처 컨트롤’, 레이저라이트 등 첨단 기술로 무장했다. BMW코리아 제공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BMW의 판매량은 4만2653대로, 4만2044대인 메르세데스벤츠와 고작 609대 차이다. 이번 달 판매량이 합쳐져야 최종 수치가 나오겠지만 이대로라면 수입차 등록대수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박빙의 승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전까지는 2010년 연간 판매량이 683대 차이였던 것이 가장 근소했다. 당시 1위였던 BMW의 판매량이 1만6783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차이가 훨씬 작은 셈이다. 점유율은 올해 BMW가 19.43%로 메르세데스벤츠와 고작 0.28%포인트 차이. 참고로 지난해 두 브랜드의 판매량 차이는 4961대, 점유율로는 2.53%포인트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기함급 세단인 ‘S클래스’의 모습.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8622대가 판매되면서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반면 S클래스는 경쟁 모델인 7시리즈가 나온 뒤에 오히려 판매량이 늘었다. 올해 초 월 1000대 넘게 팔리던 S클래스는(마이바흐 및 쿠페 모델 제외) 7시리즈가 출시되기 전 월간 판매량이 307대까지 떨어졌지만 출시 이후인 10월에 529대, 지난달 518대로 판매량이 뛰었다.
두 브랜드 간 치열한 경쟁의 결과는 내년 초가 돼야 나올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올해까지는 BMW가 수성하는 데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BMW가 호락호락 1위를 뺏길 곳이 아니다”며 “이달 들어 1위를 지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과 영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내년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모두 대거 신차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돼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BMW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과 고성능 스포츠카 ‘M2’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대형 세단 분야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G클래스’를 앞세워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