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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日정부 책임 통감”… 위안부 해결 접점 찾다

입력 | 2015-12-29 03:00:00

한일 외교회담 타결… 日 ‘법적 책임’은 빠져 절반의 성과
日 “아베 사죄-반성… 피해자 지원재단에 10억엔 출연”
韓 “최종적-불가역적 합의… 소녀상 문제도 해결 노력”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 증언하면서 불거진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가 한일 국교 수립 50주년인 2015년의 마지막 날을 사흘 앞두고 타결됐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연 뒤에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기시다 외상은 이날 합의문이 아닌 각자 발표 형식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軍)의 관여하에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상처를 입힌 문제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공식으로 ‘정부 책임’을 인정한 건 처음이다. 또 극우 성향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이름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 통감과 사죄가 나온 것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총리의 사죄를 외상이 대독했고 ‘법적 책임’과 ‘강제성’ 인정 문제가 빠지는 등 일부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하는 재단에 일본 정부 예산을 투입하고 위안부의 명예회복 사업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일본이 출연하는 돈은 10억 엔(약 96억7000만 원)이다.

윤 장관은 “한국 정부는 약속한 조치를 착실히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일본 정부와 함께 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놓고 비난과 비판을 자제하기로 한일 정부는 합의했다. 약속한 조치의 착실한 실시를 전제로 달긴 했지만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란 표현으로 쐐기를 박은 부분에 대해선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철거를 요구해온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대해 윤 장관은 종래 방침과 달리 “관련 단체와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메시지에서 “피해자들이 46명만 생존해 있는 시간적 시급성과 현실적 여건하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이뤄낸 결과”라며 피해자와 국민의 이해를 촉구했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29일 위안부 생활시설을 방문하지만 박 대통령이 직접 위안부 피해자를 찾아가 보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쉬움도 남지만 양국 정상의 어려운 결단으로 합의한 만큼 앞으로 한일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겨졌다.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중국으로 치우쳤다는 평가를 받은 동북아 외교에서 대중(對中), 대일(對日) 균형 외교를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장택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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