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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상정땐 농어촌 의석 축소’ 鄭의장의 엄포

입력 | 2015-12-29 03:00:00

정의화 “2016년 되면 선거구 직권상정”… 현행 246석 유지 시사해 타결 압박
253석 주장하는 여야, 부결 가능성




현행 선거구가 무효화되는 2016년 1월 1일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의화 국회의장이 현행 의석대로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 직권 상정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이 역시 ‘공포탄’에 그칠 공산이 크다.

정 의장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1일 0시부터는 예비후보와 지역구가 없어지기 때문에 (입법) 비상사태다. (직권 상정) 고려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행대로 ‘지역구 246석, 비례대표 54석’을 기준으로 획정안을 마련해 1일부터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8일 사이에 직권 상정하겠다는 거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직권 상정을 하려면 선거구획정위에서 획정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구획정위는 이미 10월에 현행 지역구 246개를 기준으로 논의를 한 적이 있지만 영호남 및 강원 지역 의석 배분을 놓고 공방이 벌어지면서 의결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설사 획정안이 마련돼 직권 상정을 하더라도 본회의에서 가결될지도 의문이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인구 편차 ‘2 대 1’ 규정에 따라 당장 통폐합이 예상되는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 의장의 엄포는 이 때문에 여야 합의를 압박하는 성격이 짙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여야 원내대표는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드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타협안으로 (지역구) 253개 방안에 대해 공감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합의를 끝내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치개혁법은 지금까지 국회가 지켜온 협상이고 룰(규칙)이었다”며 “지금까지와 달리 (정 의장이) 직권 상정해 일방적으로 처리할 경우 그동안 논의한 쟁점 법률은 앞으로 논의할 수 없다. 모두 여당의 책임”이라고 반발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