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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없는 1월, 1년이 맑아집니다

입력 | 2015-12-29 03:00:00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2월의 주제는 ‘이제는 실천’]<249>절제-금주로 새해맞이




윤태옥 씨(55)의 2013년 새해 소망은 작지만 특별했다.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를 실천하겠다는 것. 1월 한 달 동안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뜻이다. 잦은 음주로 인해 몸이 무겁고 쉽게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방법은 다양했다. 매일 자신의 블로그에 금주 일기를 쓰면서 다짐했다. 술자리에서는 금주 운동을 소개하며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걱정스러웠지만 주위의 반응은 의외였다. 불평은커녕 신선하다는 말과 동참하겠다는 지인도 생겼다. 평소에도 반주를 즐기던 윤 씨는 2013년 1월 한 달간 금주에 성공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술에 대한 절제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씨는 2016년 1월에도 드라이 재뉴어리를 실천할 계획이다.

잦은 음주로 건강을 해치고, 경제적 부담까지 느끼는 이들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간헐적 금주 등으로 적당한 술자리를 즐기며 스마트한 음주를 실천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2012년 페이스북에는 ‘Dry January Korea’ 모임이 생겼다. 400여 명이 가입한 이 모임은 한 달간의 금주 각오를 공유하고 서로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개성 있는 방법으로 금주를 실천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박상우 씨(26)는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며 친분을 쌓는 모임을 최근 ‘무아이타이’(태국 전통 무술) 동호회로 바꿨다. 박 씨는 “술만 마시는 것보다 함께 모여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승오 씨(24)는 음주 후 달력에 그날 마신 술의 양을 적는다. 과도한 음주량에 깜짝 놀라 실천한 지 3개월 만에 술 마시는 횟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의 금주 노력도 다양하다. 부산 기장군 보건소는 올해부터 알코올 분해 유전자 테스트를 무료로 실시해 위험 체질에는 금주 배지를 제공하고 있다. 유병욱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내 흡수된 알코올이 몸 밖으로 나가기 전에 다시 음주를 하면 간경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금주 기간을 두면서 간을 쉬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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