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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판’ 시리아 다큐제작자, 터키서 대낮 피살

입력 | 2015-12-29 03:00:00

소음권총 두발 맞아… IS소행 추정




‘이슬람국가(IS)’의 만행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시리아 언론인이 터키 도시의 거리에서 대낮에 암살됐다.

28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언론단체 ‘락까는 조용히 학살당하고 있다(RBSS·Raqqa is Being Slaughtered Silently)’ 소속 나지 제르프(37·사진)는 전날 터키 남부의 시리아 접경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소음 장치가 달린 권총에 맞아 숨졌다. 현장을 목격한 제르프의 친구들은 “거리를 걷던 제르프에게 갑자기 차량 한 대가 다가오더니 머리에 총 두 발을 쐈다”고 전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RBSS는 IS의 주요 근거지인 시리아 락까에서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학살을 비롯한 인권 침해 상황을 고발하는 활동을 벌여왔다. 제르프는 이 단체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시리아인의 일상을 실어온 잡지 ‘헨타흐’의 편집장으로 일하다 변을 당했다.

지난해 4월 IS가 락까에서 모든 개인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이후 RBSS는 이 도시의 참혹한 현실을 인터넷에 퍼뜨리고 있다. RBSS는 지난달 국제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로부터 올해의 세계언론자유상을 수상했다.

텔레그래프는 “두 딸의 아버지이기도 한 제르프는 프랑스 망명 비자를 받아 이번 주에 가족과 함께 파리로 갈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RBSS는 “IS가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에게 안전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RBSS 관계자가 터키에서 IS로 추정되는 괴한들의 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0월에는 이 단체에서 활동하던 이브라힘 압둘 카데르(20)가 남부 지역의 도시 우르파에 위치한 자택에서 참수당한 채로 발견됐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