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권총 두발 맞아… IS소행 추정
28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언론단체 ‘락까는 조용히 학살당하고 있다(RBSS·Raqqa is Being Slaughtered Silently)’ 소속 나지 제르프(37·사진)는 전날 터키 남부의 시리아 접경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소음 장치가 달린 권총에 맞아 숨졌다. 현장을 목격한 제르프의 친구들은 “거리를 걷던 제르프에게 갑자기 차량 한 대가 다가오더니 머리에 총 두 발을 쐈다”고 전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RBSS는 IS의 주요 근거지인 시리아 락까에서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학살을 비롯한 인권 침해 상황을 고발하는 활동을 벌여왔다. 제르프는 이 단체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시리아인의 일상을 실어온 잡지 ‘헨타흐’의 편집장으로 일하다 변을 당했다.
텔레그래프는 “두 딸의 아버지이기도 한 제르프는 프랑스 망명 비자를 받아 이번 주에 가족과 함께 파리로 갈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RBSS는 “IS가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에게 안전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RBSS 관계자가 터키에서 IS로 추정되는 괴한들의 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0월에는 이 단체에서 활동하던 이브라힘 압둘 카데르(20)가 남부 지역의 도시 우르파에 위치한 자택에서 참수당한 채로 발견됐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