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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피셰르-에셴바흐”… “기대해요, 얀손스-무티”

입력 | 2015-12-29 03:00:00

전문가 9명이 꼽은 ‘2015년 좋았던 공연-2016년에 기대되는 공연’




새해 가장 기대되는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꼽힌 마리스 얀손스(위 사진)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연주회는 설문 참가자가 만장일치로 추천했다. 2위를 차지한 리카르도 무티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대해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미국 최고 교향악단과 카리스마 넘치는 거장이 이루어낼 폭발적 시너지”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Marco Borggreve·Todd Rosenberg 제공

《 조성진이 쇼팽국제콩쿠르 우승으로 클래식 붐을 일으킨 올해, 국내에서도 다양한 공연들이 클래식 팬들을 열광시켰다. 또 내년에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공연이 적지 않다. 올해 좋았던 공연과 내년에 기대되는 공연을 전문가 9명의 설문을 통해 알아봤다. 이번 설문에선 올해 좋았던 공연을 오케스트라와 실내악으로 나눠 3개씩, 내년 기대되는 공연도 같은 방식으로 5개씩 뽑아달라고 한 뒤 순위를 매겼다. 》



○ 올해 좋았던 공연

헝가리 태생의 명지휘자 이반 피셰르가 4월 5년 만에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해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들려준 것이 가장 많은 표(6표)를 얻었다. 이어 11월 빈 필하모니를 이끌고 내한한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4표를 얻어 뒤를 이었다. 박제성 평론가는 “빈에서도 보기 힘든 ‘올(All) 모차르트’ 공연을 에셴바흐의 피아노 연주까지 곁들여 들었다”고 평했다.

그 다음은 난형난제의 경합이었다. 구스타보 두다멜과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니,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뮌헨 필, 서울시향을 이끈 오스모 벤스케, 토마스 헹겔브로크와 북독일방송교향악단이 2표씩 얻었다.

실내악 등 소품 공연에선 전문가의 취향만큼 표가 분산됐는데 2월 마지막 날 열린 김수연(바이올린) 임동혁(피아노) 듀오의 슈베르트 연주를 4명이 꼽았다. 송현민 평론가는 “예쁜 사운드를 빚고자 하는 두 사람의 욕심이 슈베르트를 통해 꽃피었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공동 2위(3표)는 젊은 연주자들의 연주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에벤 콰르텟(10월) 공연과 베토벤 소나타 위주로 구성된 정경화 리사이틀 ‘불멸의 바이올린’(4월)이 올랐다.



○ 내년에 기대되는 공연

역시 마리스 얀손스였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가 한 명도 빠짐없이 그가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공연(12월 4일)을 골랐다. 하이든 교향곡 100번 ‘군대’와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이 협연하는 베토벤 협주곡이 프로그램으로 준비돼 있다. 음악평론가 황장원은 “이 시대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인 지휘자-오케스트라의 파트너십은 언제 다시 보아도 매혹적이고 감동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리카르도 무티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1월 28, 29일)이 7표를 받았다. 이틀간 베토벤 5번, 말러 1번, 프로코피예프 1번, 차이콥스키 4번 교향곡을 선보일 예정. 2년 전 시카고 심포니 내한공연 때 무티는 건강상 이유로 오지 못했다. 노태헌 평론가는 “이미 검증된 최상의 조합으로 시카고 특유의 기능성과 무티의 강렬한 드라이브가 그려낼 멋진 무대”라고 추천했다.

한국을 처음 찾는 마이클 틸슨 토머스의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11월 10일)도 7표를 받았다. 92세의 전설적 노장인 헤르베르트 블룸슈테트가 이끄는 밤베르크 오케스트라 무대도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

서울시향은 정명훈, 에셴바흐, 엘리아후 인발 등 여러 지휘자가 지휘하기 때문에 표가 갈렸지만 다 합치면 6표나 추천됐다.

실내악에선 4표가 3명이나 나왔다. 우선 베를린 필의 클라리넷 수석으로 잘생긴 외모까지 갖춘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독주회(6월 2일)가 꼽혔다. 율리아 피셔의 리사이틀(10월 21일)은 현존하는 최고의 신진 여성 바이올리니스트가 선사할 무대라는 기대감이 컸다. 마지막으로 알렉상드르 타로가 들려줄 바흐의 골든베르크 협주곡(6월 8일)에 관심이 높았다. 장일범 평론가는 “섬세한 피아니스트가 들려줄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기대한다”고 주목했다.

3표씩 얻은 공연은 조성진의 갈라 콘서트(2월 2일),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의 첫 내한 공연(3월 12일), 묵직하고 어두운 음색으로 음악의 심연을 그려내는 니콜라이 데미덴코의 공연(12월 8일)이 올랐다.



▽설문참여자=노태헌 박제성 송현민 유혁준 장일범 최은규 황장원(이상 음악평론가) 박문선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이상민 워너뮤직코리아 클래식 부장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