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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KB금융은 최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윤웅원 전 KB금융 부사장을 KB국민카드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윤 내정자는 지난해 주전산기 교체 갈등에서 비롯된 KB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당시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윤 내정자는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의 편에 서서 주전산기 교체를 주도했다. 이건호 당시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감사는 반대 의견을 냈다가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해 극심한 내홍이 벌어졌고,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 등이 모두 사퇴했다. 윤 내정자는 이 과정에서 ‘전산교체에 대해 문제 삼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국민은행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내정자의 복귀설은 올해 초부터 돌았다. KB금융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하는 작업을 그가 양종희 KB손보 신임 사장 내정자와 함께 사실상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KB금융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 입장에서는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한 상황에서 인수합병(M&A)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던 윤 내정자의 빈자리가 아쉽게 느껴졌을 것”이라며 “과거 갈등을 빚었던 세력도 더이상 남아있지 않아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KB사태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박지우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KB캐피탈 사장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그는 고객정보 유출로 금감원으로부터 ‘주의적 경고’ 조치를 받아 윤 내정자와 함께 물러났다.
박 사장은 특히 서강대 외교학과를 나와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의 초대 회장을 맡은 바 있다. 그가 6년간 서금회를 이끌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라는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다만 올해 KB캐피탈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박 사장이 영업력을 제고하고 조직의 체질을 개선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박민우 minwoo@donga.com·신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