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분열 가속]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29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목희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 오른쪽)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표의 퇴진과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재차 요구했다. 왼쪽부터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이석현 국회부의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동교동계, “쓰나미는 시작됐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문 대표가 선대위원장 가운데 한 분으로 호남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분을 영입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이용훈 전 대법원장, 김준태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문 대표 측이 영입하려 했던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동교동계도 문 대표와의 결별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동교동계의 이훈평 전 의원은 “문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거론하지 말라’고 하니 더 해 볼 게 없다”며 “(탈당) 쓰나미가 시작됐다. 내년 1월 10일쯤 탈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야권 통합이 안 되면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문 대표는 내년 1월 8일 새로운 당의 로고를 공개하며 사실상 재창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그러나 비주류는 그 즈음에 대규모 탈당을 예고하고 있어 야권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와 비주류 좌장 격인 김한길 의원의 ‘강 대 강’ 대치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이 주도했던 ‘2007년 열린우리당 와해 작전’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선도적으로 탈당해 중도개혁통합신당, 중도통합민주당을 거쳐 대통합민주신당을 결성했다. 의원들의 ‘탈당 러시’를 막을 수 없었던 열린우리당은 결국 대통합민주신당에 흡수되면서 간판을 내렸다. 김 의원의 적극적인 주도로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전 의원, 김근태 전 의원 등이 흩어져 있던 범여권은 대통합민주신당 깃발 아래 하나로 모였다.
다만 2007년 당시 김 의원은 탈당의 선두에 선 반면 지금은 탈당과 관련해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게 다르다. 김 의원 측은 “야권 통합과 관련한 길이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길진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