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리 대통령 개혁조치 시장선 환영… 재정적자 축소-反기업규제 철폐 해외투자자 아르헨 채권투자 재개 단기 경기침체 가능성 높아… 노조 등 좌파의 저항 극복이 과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마크리 대통령이 발 빠르게 개혁을 추진하지만 걸림돌도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개혁의 핵심은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부부의 좌파 정책을 대폭 바꾸는 것이다. 철저한 페론주의자인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부부는 방만한 복지 예산 지출로 나라 경제를 2014년부터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뜨렸다. 페론주의는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의 이름에서 따온 말로 △외국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복지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키르치네르 정부는 농축산물에 높은 수출관세를 매겨 정부 재정을 모았고 이 돈을 저소득층의 환심을 살 각종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그러자 많은 농가가 농사를 포기했다. 작물 생산량도 줄어 이 나라는 올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79억 달러(약 21조 원)의 곡물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
새 대통령의 개혁에 시장은 일단 반색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아르헨티나 채권에 다시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 나라 시민 다니엘 알바레스 씨(57)는 NYT 인터뷰에서 “고정환율제 폐지로 농산물을 수출하는 농민들이 활력을 되찾았다. 간접적으로 다른 시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크리 대통령의 4년 임기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의회는 여소야대 구조로 여당의 힘이 미약하다. 24개 주 중 15개 주의 지사가 페론주의자일 정도로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이미 거대 강성 노조들은 마크리 대통령의 정책을 우려하고 있다. 후안 그라보이스 대중경제노동자연합 소속 변호사는 “(대통령의) 잘못된 ‘낙수(落水)효과’ 이론으로 아르헨티나 사회를 망가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낙수효과는 부유층의 투자·소비 증가가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로 이어져 국가 전체의 경기를 일으키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