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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정책 실세’ 김양건 교통사고 사망…김정은의 ‘외교 브레인’ 역할

입력 | 2015-12-30 11:35:00

동아DB


북한의 대남정책 전반을 관장하는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오전 6시 15분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향년 73세.

통신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고인민회의 대의원인 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동지는 교통사고로 주체104(2015)년 12월 29일 6시 15분에 73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하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통신은 “김양건 동지는 수령 김일성 동지와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충직한 혁명전사이며, 김정은 동지의 가장 가까운 전우, 견실한 혁명동지”라며 “주체혁명 위업을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해온 당과 인민의 훌륭한 아들”이라고 치켜세웠다.

북한에서 ‘국가유공자 세력’으로 분류되는 김양건 대남 비서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한 후 청년동맹중앙위원회와 대외문화연합위원회 지도원을 거쳤으며,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에서 부장까지 맡은 다음 통일전선부 부장을 거쳐 비서까지 역임했다.

통신은 “김양건 동지는 수령님들의 조국통일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에 지혜와 정열을 다 바쳤다”며 “고결한 충정과 높은 실력을 지니고 오랜 기간 당의 위업을 받들어온 김양건 동지를 잃은 것은 당과 인민에게 큰 손실”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비록 서거했으나 당과 혁명, 조국통일위업을 위해 바친 그의 헌신적 노력과 빛나는 공적은 길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숨진 김양건 비서는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의 ‘외교 브레인’으로 알려졌으며 대남관계 뿐만 아니라 대외분야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당 국제부장을 거쳐 대남담당 비서를 하면서 대중국 외교 등을 관장했다.

특히 지난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에 따른 남북긴장 국면 당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함께 서울을 방문해 ‘8·25 합의’를 도출한 북한 측 중심인물이다. 김양건 비서는 이 공로로 북한에서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양건 대남 비서의 장의식을 국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

국가장의위원은 모두 69명으로 구성됐으며 이 명단에는 최근 지방의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가 포함됐다. 최룡해는 해임 약 두 달 만에 권력의 중심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양건 비서의 시신은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됐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