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의 열기는 뜨거웠지만 내년 상반기 이후로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아파트 매매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아파트 경매시장은 말 그대로 뜨거웠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0%를 넘어서면서, 지난 2007년 92.3%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 경매시장은 전세난에 따른 수요 증가를 비롯해 월세 전환율이 높아지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에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들까지 더해져 호황을 누렸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낙찰가율도 높아졌다.
평균 응찰자수도 이달 들어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평균 응찰자수는 9.4명이었다. 이후 7월 8.8명, 8월 8.5명으로 줄곧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달엔 7.8명으로 줄었다. 특히 서울은 6.5명으로 지난달 7.5명보다 1.0명 줄었다.
이런 분위기는 앞으로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첫 경매기일이 잡힐 때까지 6~7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이후로 경매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들의 설명이다. 경매물량 증가는 곧 아파트 매매시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매업계에서는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수도권에서 아파트 경매물량이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내년 대출규제와 관련한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탓으로 풀이된다. 경매시장의 특성상 대출을 활용해 투자에 나서는 비율이 높은데, 내년부터 수도권에 적용되는 대출규제로 원리금 부담이 커지면서 응찰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국내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도 요인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10~11월 들어 경매 물건이 늘어났고, 그 영향은 3~4월부터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올해처럼 고가 낙찰 경쟁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모인 경매 입찰자들. (자료:지지옥션)